뮤지컬 ‘렘피카’
공연팬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뮤지컬 ‘렘피카(Lempicka)’가 한국 초연 무대를 곧 마무리한다.
지난 3월 서울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개막해 성황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렘피카’는 ‘아르데코의 여왕’으로 불리는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무대 위로 옮긴 작품이다. 러시아 혁명과 세계 대전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풍파 속에서, 생존을 넘어 자신의 욕망과 예술적 자아를 당당히 지켜낸 여성 예술가의 서사를 대담하게 그려냈다. ‘렘피카’ 역에 김선영, 박혜나, 정선아 ‘라파엘라’ 역에 차지연, 린아, 손승연이 초연 무대를 완벽하게 채우며 호평을 얻었다.
먼저 타이틀롤인 타마라 드 렘피카 역의 김선영은 오랜 시간 무대를 지켜온 베테랑 배우답게 묵직한 연기력과 압도적인 아우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김선영은 강인한 예술가의 면모를 깊이 있게 그려내며 생존을 위한 처절한 투쟁을 대담한 예술적 여정으로 치열하게 승화시켰다. 무대를 장악하는 그녀만의 독보적인 카리스마는 공연의 후반부로 갈수록 한층 깊어진 깊이를 전한다.
또 다른 타마라를 연기하는 박혜나는 특유의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음색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편견에 맞서 싸우는 인물의 강단 있는 성격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폭넓은 음역대와 단단한 성량을 지닌 그는 타마라의 드라마틱한 변화 과정을 입체적으로 재해석해 자신만의 색깔로 캐릭터를 선명하게 안착시켰다.
정선아는 연기력과 가창력을 두루 갖춘 뮤지컬계 대표 배우답게 사랑과 예술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그는 자유를 갈망하며 자신의 욕망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아르데코의 여제로서의 화려한 모습은 물론 복잡 미묘한 인물의 심리 변화를 미세한 표정 연기로 밀도 있게 그려내며 마지막 순간까지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타마라의 예술적 영감이 되어주는 치명적인 뮤즈 라파엘라 역의 차지연은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내면의 따뜻함과 섬세함이 공존하는 매력을 발산한다. 무대를 압도하는 강렬한 에너지를 뿜어내다가도, 자유로운 영혼 뒤에 숨겨진 고독과 상처를 깊이 있는 연기 내공으로 표현하며 고혹적인 매력을 완성한다.
린아가 그려내는 라파엘라는 부드러움 속에 감춰진 치명적인 섹시미가 돋보인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둔 그는 렘피카의 인생을 뒤흔드는 운명적인 사랑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인물의 복잡한 갈망을 관능적이고 세련되게 표현하는 동시에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캔버스 너머 살아 숨 쉬는 듯한 뮤즈의 면모를 드러낸다.
손승연은 발랄하면서도 독보적인 매력으로 자신만의 라파엘라를 탄생시켰다. 파워풀한 보이스와 보컬 역량을 지닌 그는 격변의 시대 속 인물들이 갈망했던 욕망과 자유의 감정을 역동적인 에너지로 가감 없이 분출한다. 이는 곧 현대적인 팝 록 사운드와 조화를 이뤄 무대 위에서 시청각적인 카타르시스를 제공한다.
한편, 뮤지컬 ‘렘피카’의 한국 초연은 오는 20일까지 서울 코엑스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