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입
제6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가 올해 덴마크 특별전을 마련한다. 이번 특별전은 북유럽을 대표하는 영화 강국 덴마크의 깊이 있는 영화 전통과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함께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덴마크 출신 거장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의 고전 걸작 〈잔 다르크의 수난〉부터 최신 덴마크 영화 3편, 그리고 북한인권 문제를 다룬 화제의 잠입 다큐멘터리 〈잠입〉까지 폭넓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특별전의 출발점은 덴마크 출신 거장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의 무성영화 걸작 〈잔 다르크의 수난〉이다. 1928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종교재판을 받는 잔 다르크의 마지막 시간을 극도로 절제된 화면과 강렬한 클로즈업으로 담아낸 영화사적 걸작이다. 신념, 양심, 권력, 고통이라는 주제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가 추구해 온 자유와 인간 존엄의 가치와도 깊이 맞닿아 있다.
동시대 덴마크 최신 영화 3편도 함께 소개된다. 〈홈 스위트 홈〉은 돌봄 노동과 가족, 지역 공동체의 현실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작품으로, 인간의 존엄이 일상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어떻게 지켜지는지를 묻는다. 〈액트 오브 러브〉는 사랑과 공동체, 신념과 권력의 경계를 탐구하는 심리 드라마로, 개인의 상처와 집단의 규범이 충돌하는 지점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뉴 비기닝스〉는 오랜 친구들이 새해 전야에 다시 모이는 하룻밤을 통해 상실과 기억, 관계의 균열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세 작품은 덴마크 영화 특유의 현실 감각과 인간에 대한 섬세한 관찰을 보여준다.
잔 다르크의 수난
특히 이번 덴마크 특별전의 핵심 작품은 북한인권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잠입〉이다. 〈잠입〉은 평범한 덴마크 시민 울리히 라르센이 장기간 친북 단체에 접근해 내부를 추적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제에 맞춰 〈잠입〉의 실제 주인공 울리히 라르센이 직접 방한한다. 울리히 라르센은 영화 속에서 ‘더 몰’로 불리며, 오랜 기간 자신의 신분을 숨긴 채 북한 관련 조직 내부로 들어가 위험한 기록을 남긴 인물이다. 그의 방한은 이번 덴마크 특별전의 의미를 한층 더한다. 관객들은 스크린 속 사건을 넘어, 북한 체제의 실상을 추적한 당사자의 생생한 증언을 직접 마주하게 될 예정이다.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고전 명작들은 단순한 향수를 넘어 자유와 인간 존엄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이라며 “관객들이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들을 통해 현재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6회 서울락스퍼국제영화제는 6월 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과 서울영화센터 등에서 개최되며, 11개국 40여 편의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