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불운한 삶을 살아가던 박보영이 위험천만한 선택을 하게 된다. 갑자기 자신의 손에 들어온 골드바 100개, 1톤의 금괴를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모르겠다. 애인도, 친구도, 가족도, 경찰도 믿을 수가 없다. 악당들은 더더구나 믿을 수가 없다. 디즈니플러스 10부작 <골드랜드>에서 김희주를 연기한 박보영을 만나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 전혀 다른 인물의 삶을 연기한 소감을 들어보았다.
“촬영을 끝내고 나서 든 생각, 방송을 기다리며 든 생각, 방송 끝나고 느낌이 새삼 다르다. 이제 정말 끝이구나 하니 아쉽다.”고 말문을 열었다.
Q.1500억 원을 손에 쥔 주인공의 소감은?
▶박보영: “시원하지는 않더라. 행복한 느낌으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니까. 과연 희주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촬영하면서도 그런 생각이었다.”
Q. 엔딩에서 캄보디아 조직의 청강(김민)이 모습을 드러낸다. 속편을 만들 것인가?
▶박보영: “대본을 보자마자 ‘시즌2’를 염두에 두었나 생각했다. 그 장면 찍을 때는 청강이 ‘찾았다’라는 대사가 있었던 것 같다. 이야기 구조를 열어놓은 것이니 다음 것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김성철은 다시 만나는 것인가?)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에서 그렇게 헤어지고서 말이다. 그동안 택배를 보내주고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희주가 어떻게 사는지 처음으로 보러 온 것이다.”
디즈니플러스 '골드랜드'
Q. 이런 장르물은 처음이다.
▶박보영: “처음 하는 것이어서 걱정이 되었는데 괜찮게 나왔다는 평가를 받아 기쁘다. 금괴를 두고 모든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욕심을 낸다. 연기에 대한 책임감은 다 같이 갖고 있다. 그런 장르는 처음 하는 것이라 무서운 것도 많았다. 같이 연기하는 분들이 다들 잘 하시는 분이라서 의지도 많이 한 것 같다.”
Q. 이광수가 연기한 박 이사 연기에 대해.
▶박보영: “서로 많이 친하다보니 편하게 찍을 수 있었다. 연기할 때 솔직하게 말하는 사이이다. 이광수 배우는 볼 때마다 섬뜩했다. 키도 크고. 분장까지 하고 나니 더 커보였다. 키 큰 사람 바라보는 시선에 익숙하다. 그래서 겁을 덜 먹은 것 같다. 뒷부분 액션 장면에 대해 논의했었다. 연기를 더 세게, 더 해도 된다는 식으로. 더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 '골드랜드'
Q. 최근 들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보영: “항상 안 해본 것을 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부터 다른 영역을 만나볼 수 있었다. <골드 랜드>는 대본을 처음 볼 때 의문이 들었다. 작품을 준비하다보면 내가 맡은 인물이 떠오르는데 이번 희주는 상상이 안가더라. 감독님에 내게 어떤 모습을 보고 이 대본을 주셨을까. 한편으로는 욕심이 생겼다. 범죄스릴러이고 여자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게 흔치 않으니. 그래서 욕심낸 것이다. 감독님은 박보영의 손에 금괴가 들어오면 돌려줄 것 같은 이미지라고 하셨다. 그렇게 욕심을 낼 것 같지 않은 사람이 욕심을 내게 되는, 그런 의외의 느낌을 주려고 하지 않았을까.”
Q. 우기(김성철)와의 관계는 어떤가. 그 험악한 상황에서 끝까지 관계의 끈을 놓지 않는데.
▶박보영: “우기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감독님에게도 물어봤었다. 희주와 우기의 관계는 끝까지 그 범위를 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보는 내내 이 친구가 배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할 것이다. 어느 순간 둘의 관계는 끝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기는 우기대로 희주에 대한 마음이 있지 않을까. 사실 우기가 더 좋아하지 않았을까. 가족 같은 느낌도 섞였을 것이다. 방송으로 봤을 때 저건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희주를 위해 너무 희생하니까.”
Q. 희주 캐릭터에 대한 분석.
▶박보영: “어린 시절의 안 좋았던 기억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 엄마를 엄마로 부르지 못하는 환경. 금괴를 갖게 되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돈이 있으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도 있지만, 하기 싫은 것 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그 대사처럼 금괴를 갖고 있을 때 나쁜 상황 속으로,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빠져든다. 도망치면 칠수록 빠져드는 상황이니 그렇게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목표가 있을 때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많다. 평범한 사람이 어쩌다가 범죄에 얽히면서 생각조차 하지 못하던 일을 하게 되는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다.”
박보영
Q. 100개의 묵직한 골드 바, 무려 1톤의 금괴를 손에 쥔다면 과연 돌려줄 것인가, 박보영이 말이다.
▶박보영: “돌려줄 것이라는 그런 이미지가 너무 부담스럽다. 그 문제에 대해 진짜 생각해 보았다. 인터뷰 하면서, 사람들 앞에서는 ‘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을 하겠지만 진짜 속마음은 어떨까. 진짜 이만큼은 희주처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을 것이다.”
Q. 총을 든 액션까지 펼쳤는데.
▶박보영: “우선 총이 그렇게 무거운 줄 몰랐다. 우기(김성철)와 대치하는 장면에서 나는 총을 들고 있고, 성철이 대사를 길게 한다. 그동안 내가 손에 들고 있는 총이 계속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극중 희주는 총을 엄청 잘 쏘는 인물이 아니다. 총을 처음 쥐어 보는 캐릭터이고, 합이 잘 짜인 액션을 하는 게 아니다.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때리는 것보다 맞는 장면이 많았다. 때리는 것보다 맞는 것이 차라리 마음에 편하다.”
“액션이 너무 재밌었다. 먼지구덩이를 구르고, 달려가고, 애쓰는 것이. 땀은 나지만 나름 재밌었다. 데뷔 20주년인데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지 않았을까. 자신감이 엄청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 앞으로 갈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디즈니플러스 '골드랜드'
Q. 그동안 박보영은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는 러블리한 매력의 배우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박보영: ”예전에 비해서는 조금 더 넓게 봐주시는 것 같다. <콘크리트 유토피아>,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하고, 이어 <미지의 서울>과 <골드랜드>를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예전의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 <골드랜드> 만나기 전에는 내가 할 수 있는 범죄스릴러가 있을까 생각했었다. 생각도 못한 역할이었다. 지금까지 부자 역할을 정말 안해 봤다. 매번 옥탑방에 살거나 부모 중 한 사람이 없다. 할머니랑 산 적도 많다. 이젠 부유한 집 사람 역할을 해 보고 싶다.“
Q. 희주의 안식처가 프랑스인 이유는?
▶박보영: “희주 입장에서는 자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이 도경과 함께 가본 프랑스일 것이다. 그게 제일 좋았던 경험이며, 기억일 것이다. 인생에 있어 어둠과 빛이 있다면 희주의 삶에서 가장 빛났던 곳이 바로 그곳이니 그곳에 갔을 것이다.”
Q. 박 이사(이광수)를 총으로 쏜다.
▶박보영: “현장에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와 고민이 있었다. 박 이사가 누구에게 죽임을 당하는 게 맞는지에 대해. 그래도 희주가 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 상황에 이르기까지 희주는 어부지리로 살아온 게 많으니. 마지막에는 희주 본인의 선택과 행동으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나을 것이다. 우기가 극중에서 ‘피 한 방울 안 묻히고 (금괴를) 가지리려고 하느냐?’라고 말하기도 한다. 결국 희주 손에 피를 묻혀야하지 않을까 하는 흐름이 있었다.”
박보영
Q. 다음 작품은?
▶박보영: “못해 본 것을 하고 싶다. 3년 정도 계속 작업을 해 온 것 같다. 쉬는 동안 학원도 가고, 뭔가 배우고 싶다. 네 작품을 그렇게 아픔이 있는 역할을 하니 무언가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다음 작품은 무조건 밝은 것 하고 싶다. 정말 할 것이다. 말하면 이뤄진다고 하니. 저 욕심 많아요.” (밝은 로코?) “제 나이대의 밝은 로코를 하면 좋겠지만. 그래도 하면 너무 재밌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욕심과 욕망을 가지고 선택을 하게 된다. 물론 보통 그런 것을 참으면서 산다. 그렇게 욕심을 낼 때 행복하게 살까. 작품을 하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대신 경험을 하게 된다. 연기를 하면서 늘 새로운 것을 얻어가는 것 같다.”
박보영의 욕심과 다음 선택이 궁금해지는 인터뷰였다. 김성훈 감독의 <골드랜드>(10부작)는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되었다.
[사진=BH 엔터테인먼트, 디즈니플러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