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서울 중구, 130개의 계단을 올라가야지만 만날 수 있는 집이 있다. 시작부터 쉽지 않지만 수많은 계단을 오르면 눈길을 사로잡는 빨간 벽돌집이 나온다. 집 안 내부로 들어가면 더욱 놀라운 것이 있다. 바로 사람들을 압도할 크기의 거대한 암반이다. 암반보다 더 큰 존재감으로 집의 기운을 누르고 살아가는 ‘세입자’의 정체는?
세입자의 정체는 바로 1세대 공간 디자이너이자 전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는 강신재 씨다. 그동안 국내의 상업 공간 디자인 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 비엔날레의 전시 예술감독으로도 유명세를 떨쳐 왔다. 그런데 뜻밖에도 공간 디자인 대가인 신재 씨의 눈길을 끈 건 4년간 방치되었던 이 빨간 벽돌집이었다. 지인이 재테크를 위해 사서 방치해 뒀던 이 공간은 그동안 자신만의 공간이 없던 신재 씨를 위한 첫 공간이 되기에 충분하였다. 철거될 때까지만 월세를 내며 자유롭게 고쳐 쓰겠다는 조건으로 빌리게 된 집 안 곳곳에서는 신재 씨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신재 씨가 이 집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 중 하나는 서울의 명산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풍경이다. 원목 테이블에 앉아 통창 앞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고급 호텔 부럽지 않다. 원래는 양문창이었던 통창을 뚫게 된 이유도 이런 풍경을 가리기엔 너무 아까웠던 것. 처음 이 풍경을 보고 반해 이사를 결심했다는 신재 씨의 말이 바로 이해 갈 정도로 아름답다. 공간 디자이너에 의해 새롭게 변신한 암반 품은 빨간 벽돌집을 <건축탐구 집>이 탐구해본다.
건축탐구 집
경기도 파주, 박찬욱 감독 집으로 알려진 ‘자하재’를 설계한 김영준 건축가가 지은 또 다른 집이 있다. 빌린 집을 이토록 개성 있게 꾸민 세입자들의 정체는? 그들의 정체는 바로 축구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활동하는 조승훈 씨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아내 노여진 씨다. 월세로 살며 꾸민 신혼집이 팔리며 쫓기듯 다시 살 공간을 찾던 부부. 그러다 우연히 공간을 자기 색대로 고쳐서 살 세입자를 찾는 집을 발견했다. 원래는 사주카페였던 이 집의 상태는 엉망이었지만 부부에게는 그리 나쁜 일은 아니었다. 뜯어내고 고칠 게 많을수록 부부의 취향을 담은 공간들이 더 확보된다는 것. 그렇게 월세로 계약한 집은 부부의 취향대로 변해갔다.
어릴 적부터 축구에 빠져 축구 ‘펍’을 차릴 정도로 축구를 사랑한 승훈 씨. 1층 작은 방은 승훈 씨를 위한 축구 전시 공간이다. 승훈 씨가 그동안 모은 각종 축구 관련 물품으로 채워져 있는 이 방에서는 승훈 씨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 또한 볼 수 있다. 2007년 내한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우연히 승훈 씨의 목걸이를 보고 건넨 말 “Good neck” 으로 활동명까지 정한 승훈 씨는 이 공간을 통해 다시 사람들에게 축구와 월드컵의 열기를 불어주고 싶다고. 축구를 사랑하는 남편과 일러스트레이터 아내가 새롭게 바꾼 빌린 집을 <건축탐구 집>이 탐구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