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전지현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최동훈 감독의 <암살>이후 11년 만이다.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좀비물 <군체>이다. 서울 도심, 폐쇄된 고층빌딩 시시각각 진화하는 좀비들 사이에서 전사가 되어 활로를 뚫는 ‘생명공학자’ 권세정을 연기한다. 전지현을 만나 연상호 감독과의 작업과 액션 연기의 즐거움에 대해 들어보았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한국 영화산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드라마와 시리즈물에 관심을 가지다보니 영화로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다”며, “하나의 장르에 국한되는 배우보다는 여러 장르에 도전하며 여러 옷을 입어도 불편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다. 물론 <킹덤: 아신전>에서 좀비물을 경험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Q. <군체>로 칸국제영화제를 다녀왔다. 칸 소감부터 말하자면.
▶전지현: “칸은 배우로서, 영화인으로서 꿈과 같은 무대이다. 연상호 감독님 덕분에 꿈을 이룬 것 같다. 감사하다. 칸은 세 번째 방문이었다. 이전에 해외 작품으로, 앰배서더로 참가했었다. 이번엔 배우로서 한국 작품으로 칸에 간 것이니 배우로서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예전엔 레드카펫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우리만의 축제처럼 온전히, 신나고 재밌게 즐길 수 있었다.”
영화 '군체'
Q. <군체>에서는 마치 반사판을 독점한 것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는 평도 있다. 변치 않는 미모에 대한 찬사에 대해서는?
▶전지현: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데 그렇게 봐주셨다면 감사하다. 청바지에 흰 티만 입었는데 그렇게 봐주신다니. 현장에서 전지현이라서 이렇게 보여야 한다고 인위적으로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런 반응이 의외였지만 기분이 좋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Q. 구교환 배우와의 작업은 어땠는지.
▶전지현: “<아신전>에서는 만날 기회가 없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오래 살아남은 역할이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다. 센스가 넘치는 배우여서 이야기할 때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 별 이야기 아니어도 재밌었다. 구교환은 일어난 일, 현실적인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난 철저히 ‘F’라 맞장구치며 들어주는 편이다. 연상호 감독도 비슷해서 셋이 죽이 잘 맞았다“
Q. <북극성>에서 함께 출연한 강동원 배우가 연상호 감독과의 연결고리가 되었는지?
▶전지현: ”‘북극성’ 찍을 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은 있다. 그런데 그 전에 시나리오를 받았었다. 읽지도 않고 (출연을) 결정한 상태였다. 그러니 강동원은 크게 도움이 안 된 셈이다. 동원씨는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감독님께서 다음 작품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연락이 왔어요’ 식으로 말했었다.“
Q. 액션 연기를 오랜만에 펼쳤는데.
▶전지현: ”저도 화려한 액션을 펼치고 싶었다. 하지만 맡은 역할이 ‘생명공학 박사’이기에 액션을 절제하려고 했다. 물론 할 건 다 했는데 너무 화려한 액션은 자제하자는 생각이었다. 현석(지창욱)처럼 갑자기 좀비를 때려잡는 수준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전지현
Q. 연상호 감독의 <군체>에 나오는 좀비에 대한 느낌은 어떤지.
▶전지현: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놀랐던 지점이 있다. 보통 좀비는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존재여서 통제가 불가능한데 ‘군체’의 좀비들은 실시간 업데이트가 되고 하나의 군집으로 움직인다. 그런 게 매력적이었다. 현장에서 좀비를 연기하는 배우들을 보며 감탄했다. 관객들도 좋아하는 부분인 것 같다.”
Q. 한류스타로 해외진출을 했었던 경험이 있다.
▶전지현: “더 넓은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 했다. 기회가 있으면 해외로 진출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액션 장르를 했던 것 같다. 대사로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않아도 되니까. 자연스럽게 그런 선택을 한 것 같다. 그런 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은 가장 한국다운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배우로서 한국에서 제대로, 좋은 연기를 하고 입지를 다진다면 좀 더 세계적인 배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제가 좀 더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려고 한다.”
영화 '군체'
Q. 극중 권세정 캐릭터에 대해
▶전지현: “<군체>에는 등장하는 인물이 많고 액션도 많다. 권세정은 극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다. 관객들이 권세정의 선택을 믿고 따를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연기의 목표였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권세정의 선택을 믿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것에 대해 고민했다.”
Q. 연상호 감독에 대해.
▶전지현: “개인적으로 감독님 작품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시나리오 들어왔다는 이야기 듣고 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감독님은 같은 배우와 계속 작업을 하는데 그게 연출자의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미를 느끼게 한다. 여성 캐릭터가 돋보인다. 나도 궁금해서 한 번 꼭 같이 작업해 보고 싶었다. 감독님 작품 중에 <지옥>을 좋아한다. 감독님은 꾸준히 작품을 하고 있어서인지 작품을 할 때 편하게, 익숙하게 진행된다. 그런 게 배우에게는 편하다. 그리고 콘티가 정확해서 필요한 것만 하면 된다. 그래서 더 집중하게 된다.”
전지현
Q. 그동안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전지현에 가까운 캐릭터는?
▶전지현: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인 것 같다. 그 동안 저를 보여줄 기회가 없었다. 그 작품을 하며 연기적으로 폭발하는 느낌이 들었다. 내안의 무엇인가가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저를 많이 담기도 했고.”
Q. ‘태혜지’(김태희-송혜교-전지현)로 한 시대를 풍미한 한류여배우이다.
▶전지현: “그렇게 봐주시니 감사할 뿐이다. 제가 좋아했던 스타 선배들이 오래,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도 더 잘 살아야겠다. 아침에 운동하는 게 최고의 스트레스 해소방법이다. 그런데 운동만 하면 뭐하나. 사람이 일을 해야지. 일만 하면 뭐하나. 가정도 잘 꾸려야죠. 이런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어려운 숙제 같다. 내 완성은 20대도 아니고, 30대도 아니고, 지금 40대도 아니다. 지금 활동을 하고 있는 이 시점이 중요한 것 같다. 지금처럼 감정을 잘 전해주는 역할을 만나, 잘 연기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이 속편은 잘 안 된다며 속편을 안 만드실 것이라고 했지만, 혹시 속편이 제작된다면 무조건 출연할 것이다. 훨씬 강도가 높은 액션도 찍고 싶다.”고 <군체2> 액션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전지현과 함께 지창욱, 구교환, 신현빈, 김신록, 고수 등이 출연하는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 <군체>는 5월 26일 개봉하여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사진=쇼박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