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월
사랑이 지나간 뒤에 남겨진 마음과 슬픈 기억을 그린 영화 〈밀월, The Ashes of Love〉이 내달 극장에서 공개된다.
〈밀월〉은 아내 소은이 세상을 떠난 후, 그녀와 마지막으로 함께 여행했던 히로시마를 다시 찾은 남자 현수와 남편 재영과 이혼을 앞두고 같은 도시를 여행 중인 여자 윤주가 우연히 만나면서 시작되는 멜로 드라마다. 서로 다른 상처를 안고 히로시마의 장소들을 함께 걷게 된 두 사람은, 각자의 사랑과 기억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다.
〈밀월〉은 개봉에 앞서 2025 제17회 히로시마국제영화제와 2026 제48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해외 영화제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사랑과 기억, 상실의 감정을 히로시마라는 도시 위에 차분히 새겨낸 〈밀월〉은 조성규 감독의 기존 여행 멜로 세계를 보다 깊고 성숙한 방향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조성규 감독은 그동안 〈내가 고백을 하면〉, 〈산타바바라〉, 〈두개의 연애〉, 〈늦여름〉, 〈오키나와 블루노트〉 등을 통해 낯선 도시와 여행지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녀의 감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려왔다. 〈밀월〉 역시 낯선 여행지에서 만난 남녀의 이야기라는 감독의 익숙한 세계 위에 놓여 있지만, 이번 영화는 이전보다 더 쓸쓸하고 깊은 정서로 사랑 이후의 시간을 응시한다.
백서빈은 〈밀월〉에서 아내 소은을 잃은 뒤, 그녀와의 마지막 기억을 따라 히로시마를 다시 찾은 남자 현수를 연기한다. 현수는 사라져버린 사진들을 대신해 소은과의 기억이 남아 있는 장소들을 자신의 기억에 다시 담으려 하지만, 윤주와 함께 과거의 장소들을 걷는 동안 자신이 믿어왔던 사랑의 기억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미람은 남편 재영과 이혼을 앞두고 히로시마를 찾은 여자 윤주를 맡아, 차분한 얼굴 뒤에 끝난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처와 분노, 그리고 미처 정리하지 못한 마음을 품은 인물을 깊이 있게 그려낸다.
두 배우는 히로시마라는 낯선 도시에서 우연히 마주한 두 인물이 서로의 상처를 비추고, 각자의 사랑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절제된 호흡으로 완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