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목지' 스틸
자동차 내비게이션 로드뷰에서 괴이한 형상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공포영화 <살목지>가 오늘(10일) 마침내 3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디지털시대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소재가 기이하게 결합되며 관객들의 호응을 받은 <살목지>의 이상민 감독이 300만 관객 돌파에 맞춰 일문일답을 공개했다.
Q. <살목지> 개봉 후, 근황은?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보고 싶었던 영화들을 실컷 보거나 만화책방에 가서 만화를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친구들과 여행도 다녀왔다.
Q. 300만 관객 돌파 소식을 듣고 소감은.
300만은 상상도 못 했던 숫자라 이게 현실인가… 싶다. 촬영 현장에 있었던 시간들이 많이 떠오른다. 그땐 300만이라는 숫자가 농담 삼아서 꺼내기도 조심스러운 관객 수였다. 그 정도로 저에게는 비현실적인 숫자였기에, 지금도 그저 놀랍기만 하다.
Q. 기억에 남는 관람평이나 평가가 있다면? 특히 인상 깊었던 해석이나 새롭게 보게 된 부분이 있다면?
최근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갔다가, 바로 옆 관에서 <살목지>를 관람하고 나오시는 관객분들을 마주친 적이 있다. 다들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았다. 특히 “일단 나는 당분간 물가는 못 갈 것 같아”라는 말씀이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또 어떤 분은 “영화 보는 내내 귀신을 잘 피했는데, 물속 장면에서 결국 귀신이랑 제대로 눈이 마주쳐 버렸다” 고 하소연하시기더라. 가장 기억에 남았던 평은 “감독이 멱살 잡고 롤러코스터를 태워준다”는 평이다. 영화를 만들면서 내심 생각했던 방향과 가장 맞닿아 있는 표현이라 인상 깊었다.
수인이 홀린 시점에 대한 해석과 ‘진짜 기태’가 ‘가짜 기태’로 변하는 시점에 대한 해석도 무척 재미있었다. 예를 들어 “수인은 살목지에 오기 전부터 이미 홀린 상태였다”는 해석이 있었는데,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수인이 홀린 시점이 명확했는데, 영화를 촬영하면서 점점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을 제 스스로도 느꼈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디서부터 가짜 기태였는가’에 대한 해석은 제가 오히려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이라 인상 깊었다. 관객분들께서 영화 속 여백을 각자의 방식으로 이어 붙이며 또 다른 이야기를 완성해주시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고 감사하다.
'살목지' 스틸
Q. GV와 무대인사를 통해 직접 관객들을 만났다.
우선, 영화에 대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실감할 수 있었다.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게 편지를 써주신 분들도 계셨는데, 이번 기회에 그분들께 저의 감사함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Q. 입소문 흥행으로 이어진 <살목지>의 핵심 포인트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었던 점이 큰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분들에게 실제로 물귀신에 홀리는 듯한 체험을 선사하고 싶었기 때문에 서사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런 지점들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자연스럽게 서로 이야기를 이어가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
하지만 그보다도 가장 큰 힘은 저희 배우분들이 가진 매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관객분들께서 캐릭터들의 케미스트리를 많이 사랑해 주셨기 때문이다. 특히 기태와 수인의 케미는 김혜윤 배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두 캐릭터 모두 많은 부분을 직접 설명하지 않는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두 분의 연기력과 매력이 설명되지 않은 그 지점들을 오히려 더 큰 장점으로 승화시켜 주었다. 두 분 뿐만 아니라 김준한 배우의 미스터리 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은 연기, 김영성 배우와 오동민 배우의 날것 그대로 같은 생생한 연기, 장다아 배우님과 윤재찬 배우님 특유의 생기 넘치는 연기와 발랄한 매력 덕분에 관객분들께서 캐릭터들을 더 사랑해 주신 것 같다.
'살목지' 스틸
Q. 관객들이 왜 호러 영화에 열광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또 '호러 장인'으로서 감독님이 느끼는 공포 장르만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인지.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나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호러는 ‘체험의 장르’라고 생각한다. 극장에서 보았을 때 그 진가가 느껴지기에, 관객분들이 호러를 사랑해 주시는 것 같다. 저는 호러의 가장 큰 매력은 자유로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지적으로도, 서사적으로도 호러는 제게 “그래도 돼”라고 이야기해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또, 정보를 제한할수록 매력이 살아나는 장르기에,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과정 역시 무척 즐겁다.
제가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상황이나 이미지들이 아무래도 호러라는 장르에 잘 부합하는 편이라 지금도 자연스럽게 이러한 서사들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공포 못지않게 감동적인 이야기도 무척 좋아한다. 사람의 마음을 벅차 오르게 만드는 이야기도 언젠가는 해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300만 돌파를 함께 응원해 준 팀 <살목지>, 관객분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어느 영화나 그렇겠지만, 특히 호러는 극장에서 함께 체험해주시고 비명도 질러 주시는 관객 분들 덕분에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살목지>를 함께 완성해주시고, 팀 <살목지>를 사랑해주신 모든 관객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