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3일
서울 도심을 병풍처럼 둘러싼 관악산은 조선시대 기우제를 올리던 영산이자 경기 오악(五岳)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관악산의 풍경이 달라졌다. SNS와 방송을 통해 ‘기운이 좋은 산’, ‘세 번 오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라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이른바 ‘관쫀쿠(관악산 등산 인증)’라는 별명이 붙은 관악산 등산은 MZ 세대 사이에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주말이면 정상석 앞에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한 긴 줄이 이어진다. 등산객도 형형색색 등산복을 입은 중장년층에서 레깅스와 가벼운 복장으로 등산하는 20·30대 청년들로 바뀌었다. 2026년, 관악산에서 청년들은 무엇을 빌고 있을지, ‘다큐멘터리 3일’이 그 발걸음을 따라가 본다.
관악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갈래다. 출발도 방향도 다르지만, 결국 모두 같은 곳을 향한다. 관악산을 오르는 이들 역시 각양각색. 저마다의 이유로 산을 올랐다. 연애, 이직, 취업, 가족의 건강. 세계 평화 등 저마다 바라는 것은 다르지만, 이들이 산을 올라 염원이 이뤄지기 바라는 마음은 닮아있다. 간절함 하나로 숨 가쁜 길을 오르는 이들을 만나본다.
다큐멘터리 3일
█ 관악산으로 출근합니다.
관악산 정상 부근, 등산객들 사이로 매일 출근하는 이들이 있다. 수도권의 방송 전파를 송출하는 KBS 송신소와 기상을 관측하는 레이더 센터다. 특히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눈에 띄는 거대한 돔 형태의 건물은 오르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손흥민이 찬 축구공이 날아왔다는 이야기부터 ‘로보트 태권V’가 숨겨져 있다는 농담까지, 각종 소문이 있는 건물은 바로 관악산 기상 레이더 센터. 이곳에서는 단 두 명의 직원이 매일 산을 오르내리며 수도권의 기상을 관측한다. 내일의 희망을 품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일의 날씨를 위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관악산 직장인들의 모습을 담았다.
관악산과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천년고찰 연주암. 등산객이 늘면서 이곳도 함께 분주해졌다. 정상 인근에 자리한 연주암은 등산객들 사이에서 ‘라면 맛집’으로 통한다. 사찰 마루에 앉아 탁 트인 풍경을 반찬 삼아 먹는 라면 한 입은 유명 맛집도 부럽지 않다. 힘겹게 산을 오르고 난 뒤의 짧은 휴식이 다시 산을 찾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운을 바라며 오른 산. 그 끝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마주하게 될까. <다큐멘터리 3일> ‘소원을 말해 봐 – 관악산 72시간’은 오는 4월 27일 월요일 저녁 8시 30분 KBS 2TV에서 방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