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피스
연극열전 20주년 기념 <연극열전10>의 신작 <마우스피스> 순항 중이다.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작가 ‘리비’와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환경적 제약으로 이를 펼칠 수 없는 ‘데클란’의 만남을 그린 <마우스피스>는 두 인물들 사이에 실제로 일어난 일과 그것을 소재로 쓰여진 작품이 관객에게 동시에 전달되는 ‘메타씨어터’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리비’가 쓴, 혹은 쓰고 있는 작품을 보는 동시에 작품의 소재로 사용된 ‘데클란’의 삶과 선택을 보게 된다. 작품은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창작윤리와 타인의 삶을 소비하는 예술의 구조를 되짚으며 연극을 ‘본다’는 의미는 어떤 것인지, 극장으로 대변되는 예술의 진정성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묵직하게 던진다.
마우스피스
두 배우가 만들어내는 긴밀한 호흡과 리듬은 이 작품의 핵심이다. 이지적인 외면과 균열된 내면을 동시에 드러내며 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을 설득력 있게 쌓아 올리는 김여진과, 불안과 분노, 그리고 변화의 순간을 밀도 있게 포착하며 서사를 단단하게 이끄는 전성우는 초연부터 이어진 안정적인 호흡으로 작품의 중심을 견고히 구축한다.
이번 시즌에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의 활약 또한 눈에 띈다. 보다 직선적이고 날 선 감정으로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우정원, 섬세하고 정교한 감정선으로 인물의 또 다른 결을 완성한 김정, 거칠고 날것의 에너지로 이야기를 폭발적으로 밀어붙이는 이재균, 그리고 절제된 감정 속에서 서서히 긴장을 축적해가는 문유강까지—모든 배우들의 열연은 커튼콜에서의 기립박수로 이어지며 공연의 여운을 증명한다. 공연 종료 후에도 쉽게 객석을 떠나지 못하는 관객들의 모습은 작품이 선사하는 깊은 몰입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데클란’과 ‘리비’의 대비를 통해 문화 향유의 격차와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조명하는 한편, 예술을 다룰 권리와 그 주체에 대한 질문을 끝까지 놓지 않는 연극 <마우스피스>는 오는 6월 21일까지 예스24아트원 2관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