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 캡처
범인들의 치밀함이 계획범죄를 입증하는 아이러니를 유발했다.
용의자 최 씨(가명)가 범행을 자맥하자 경찰은 공범으로 의심되는 한 씨(가명)을 다시 조사했다. 한 씨는 내연남 최 씨에게 고민을 털어놨더니 남편을 혼내주겠다고 해서 덤덤하게 그러라고 대답한 게 다라며 불을 낸 것도 나중에야 알았다고 둘러댔다. 경찰은 두 사람이 살해를 합의했다는 증거가 필요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혐의 입증까지는 쉽지 않았다. 담당 검사는 포기하지 않고 CCTV 영상을 수백 차례 반복 검토했고, 그 과정에서 육안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 차량의 움직임을 포착해 내는데 성공했다. 이른바 사건의 실마리가 된 ‘스모킹 건’이었다.
CCTV에 찍히지 않기 위해 최 씨는 차량의 문을 이용하지 않고 트렁크를 이용해 타고 내렸다고 털어놨다. 한 씨가 당당하게 문으로 차를 이용하는 동안 최 씨는 트렁크로 힘겹게 차량을 이용했다는 사실에 MC들은 어이없다는 웃음을 터트렸다.
사건 발생 열흘 후 피해자 아내 한 씨가 내연남 여동생에게 오백만 원을 송금한 내역이 확인됐다. 경찰은 이를 청부살인의 대가로 봤지만 한 씨는 끝까지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했다.
사건이 벌어진 밤 12시 이후에 최 씨와 한 씨가 주고받은 대포폰 통신 내역이 공개됐다. 최 씨는 불을 질렀으니 집에 가서 남편 상태를 확인해 보라는 통화 내용을 전했다고 진술했다.
해당 전화를 받은 직후 한 씨는 노래방을 나왔다. CCTV에 찍힌 한 씨의 표정은 태연했고, 사건을 맡았던 담담 검사는 “방화 사실을 몰랐다면 저렇게 태연할 수 없다”를 지적했다. 이후 최 씨에게 범행 후 도주로를 알려주고 콜택시 번호를 알려준 이가 최 씨였던 것으로 드러나며 두 사람의 계획범죄가 증명됐다.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 현장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법의학자 유성호와 MC 안현모, 이지혜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치밀하게 범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친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5분에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