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전라남도 곡성, 매화 꽃망울이 맺힌 고요한 시골 마을에 파스텔톤 집 한 채가 있다. 살구색 오픈 공간과 민트색 사적공간. 단조로운 건 싫다는 아내는 특이하면서도 조화로운 집을, 이공계 출신인 남편은 친환경적인 스틸하우스를 원했다. 현관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다름 아닌 자갈!? 줄곧 아파트에 살며, 아내는 집의 첫인상인 현관이 마음을 다독여주는 공간이길 원했다. 채광이 가득한 오픈 주방은 ㄱ자 아일랜드에 식탁을 결합해, 설거지하면서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마주 볼 수 있다. 근데 다용도실과 조리 동선이 제법 길다. 불편할 수 있지만, 부부는 말한다. “집이 곧 습관을 만든다”고.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몸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재미를 추구한 아내 덕에, 공간 구성도 남다르다. 주방 천장은 낮추고, 거실은 시원하게 높이고 단차로 공간감을 극대화했다. 공공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대형 책장까지! 근데 거실 창은 전부 외부에서 내부가 훤히 보이도록 시공했다.
이 집을 짓고 새 식구도 늘었다. 3월에 찾아온 삼돌이와 노각선생, 자두, 체리, 호두까지. 제 발로 찾아온 반려동물들 덕에 은퇴 후 삶은 더 북적거린다. 적당한 긴장과 즐거운 불편함 속에서 인생 2막을 살고 있는 부부의 집을 만나본다.
'건축탐구 집'
● 은밀하게! 위대하게! 백 년 양옥
오래된 한옥과 좁은 골목이 친근한 동네, 서촌! 골목마다 켜켜이 세월이 쌓인 이곳에 커다란 벽돌 건물이 있다. 맞벽 구조로 보아, 최소 일제강점기 무렵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구옥 중에서도 100년이나 된 ‘완전 구옥’! 이 오래된 흔적에 마음이 끌린 부부는 주차 공간이 없다는 사실에 차부터 정리했다. 덕분에 계절마다 달라지는 골목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며 출근길이 재밌어졌다고.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옹벽을 끼고 있다는 점! 건축물 이격거리 개념이 희미하던 시절, 뒷집과 바짝 붙여 지어진 덕분에 좁은 골목길이 생겼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마치 천창처럼 빛이 스며드는 풍경은 찰나이기에 더 값지다.
노출된 나무 천장 덕에 고즈넉한 분위기가 가득한 내부. 나뭇결 천장을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다락에서는 철거 과정에서 공짜로 얻은 스테인드글라스가 제일 잘 보인다. 이를 위해 단열 일부를 감수했지만, 주 생활공간에는 이상 무!
옛것의 이야기들까지 최대한 지켜내고 싶었다는 남편과 조금이라도 더 몸을 움직이며 사는 삶을 바라는 아내. 100년의 시간 위로, 새롭게 이어질 부부의 이야기는 어떤 모습일지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방송일시: 2026년 4월 7일(화) 밤 9시 55분, EBS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