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다큐인사이트>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가족의 틈을 파고든 무언가. 가족의 탈을 쓰고 거실을 점령한 그것은 바로 스마트폰과 도파민이다. 정교해진 알고리즘이 각자의 세계를 구축할수록 현실의 가족은 해체되고 있다. 관계를 넘어 가족의 자리마저 대신하려는 도파민! 4월 2일 밤 10시, KBS 1TV <다큐인사이트> '불안 탐구 2부작-버닝'의 2부 ‘도파민 가족’은 그 불타오르는 세계를 들여다본다.
광주광역시 새별 초등학교는 2025년 2학기, 특별한 교칙을 세웠다. 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하고자 구성원 전체(학생, 학부모, 교사)의 합의 하에 휴대전화 교내 사용을 전면 제한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아 시행된 교칙, 그 결과는 놀라웠다. 스마트폰이 사라진 교실 속에서 아이들이 ‘놀이’를 회복한 것이다.
놀이를 되찾은 아이들은, 이제 우리 엄마, 아빠가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차례라고 말한다. 과연 아이들의 눈에 띈 부모는 어떤 모습일까. 뜨겁게 달아오른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진짜 도파민 중독은 누구인가.
평범한 초등교사였던 이은경 씨는 자녀 양육 문제로 교단을 떠났다. 그제야 비로소 마주하게 된 집안의 풍경. 가족의 공용 공간이었던 거실이 완전히 해체되어 있었다. 과거처럼 텔레비전 한 대를 두고 채널권을 다툴 일도, 주말마다 함께 극장 나들이를 떠날 일도 사라졌다. 가족은 각자의 기기 속으로 흩어졌다.
청소년들 사이 ‘대장님’으로 통하는 서민수 경찰 인재개발원 교수. 그는 최근 학교폭력의 양상이 변했음에 주목한다. 과거와 달리 가해 동기가 불분명한 학교폭력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문제의 원인으로 아이들을 둘러싼 ‘디지털 환경’을 지목한다.
서 경찰관은 아이가 스마트폰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게 내버려두는 것이 아이를 늦은 밤 유흥가 한복판에 홀로 두고 오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모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 즉 ‘양육 구간’에서 사라져 홀로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순간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길 위에서 이뤄낸 관계 회복
제작진은 해법을 찾기 위해, 십여 년 전 게임 중독에 빠졌던 아들을 구해낸 노태권 씨를 만났다. 성적표까지 조작하며 화면 속 세계에 빠져들었던 아들을 위해 아버지는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생계를 위해 전국을 떠돌던 막노동 생활을 정리하고 아이와 함께 무작정 걷기 시작한 것이다.
걷고 또 걸으며 길 위에서 보낸 시간은 아이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혀냈다. 아버지가 묵묵히 곁을 지키자, 굳게 닫혔던 아이의 마음이 열렸고, 노태권 씨는 아버지의 자리를 되찾았다. 노 씨 부자는 그렇게 다시 ‘우리 가족’을 복원했다. 잔소리도, 통제도 아닌 ‘함께 걷기’를 택한 아버지 노태권 씨의 결단은, 오늘날 스마트폰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선 우리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건넨다.
우리는 어떻게 다시 진정한 ‘우리’가 될 수 있을까. 그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다큐멘터리 KBS 다큐인사이트 <불안 탐구 2부작-버닝> 2부 ‘도파민 가족’은 4월 2일 밤 10시, KBS 1TV에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