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대한민국 산업 성장의 상징인 조선소. 거대한 철판 소음과 뜨거운 불꽃이 뒤엉키는 현장은 언제나 치열하다. 여름에는 달궈진 철판 때문에 더위와 싸워야 하고, 겨울에는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추위를 견뎌야 한다. 이곳에서 묵묵히 철을 다루며 버텨 온 조선소의 노동자, 철인들. 고된 일의 끝에서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온기 가득한 밥상이다.
3월 12일(목) 오후 7시 40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대한민국 산업의 중심에서 헌신적으로 일한 조선소 노동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버티게 한 밥의 힘을 들여다본다.
경상남도 창원시는 세계 오대양을 누비는 대형 선박들의 고향이다.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가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불꽃이 사방에서 튀는 위험천만한 작업 환경 탓에 보호구로 완전무장을 해야 하는데 열기와의 싸움이 어찌나 치열한지, 얼음 동동 띄운 ‘냉라면’으로 더위를 식힌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거대 선박들이 잠시 쉬어가는 곳, 부산광역시 감천항에는 선박들의 종합병원인 수리 조선소가 있다. 한 척의 선박이 다시 먼 여행길을 떠나기 위해선 많은 이들의 수많은 손길을 거쳐야 한다. 오늘은 러시아 선박이 부산에 정박하는 날이다. 생선을 보관하는 ‘어창’ 부근의 기름 탱크가 터져 수리가 필요하단다. 이날 구내식당에서는 기름 구덩이 안에서 고생한 이들을 위해서 식사 준비가 한창이다. 경상도 일꾼들의 입맛을 고려한 ‘짬뽕제육볶음’이 매콤하게 볶아지고 시원한 국물 맛의 ‘홍합탕’이 커다란 솥에서 끓는다.
캄캄한 어둠이 거제를 드리우면 야광봉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옥포동 자율 방범대의 대원들이다. 옥포동의 조선소에서 청춘을 보낸 이들은 이제 노장이 되어 옥포만 일대를 수호한다. 바다 곁에서 일하는 남편 덕에 바닷고기를 구하기 쉬웠고, 고등어로 추어탕을 끓여 남다른 보양 음식으로 함께한 옥포의 아내들. 아내들이 서둘러 만들던 매콤달콤한 ‘돼지고기짜글이’는 철인(鐵人)들에게 힘이고 위로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