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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KBS [독립영화관] 시간에는 <방구의 무게>(박단비 감독), <기대주>(김선경 감독), <비 내리는 날의 양자강>(차정윤 감독) 등 세 편의 단편을 묶은 ‘짧지만 재기발랄 여성감독전’이 시청자를 찾는다. 박단비 감독의 <방구의 무게>는 고3 학생의 중간고사 영어듣기 평가시험에서 벌어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싼 대한민국 수능시험에 대한 풍자극이다.
민원(류성록)은 서울대 수시를 준비하는 고3 수험생. 중요한 중간고사 영어듣기평가 시간에 시험감독관으로 들어온 슬기 선생님(한겸)은 처음부터 얼굴 표정이 좋지 않고 안절부절하더니 결국 듣기시험에 온 정신을 쏟고 있던 민원의 옆에서 방귀를 뀐다. 그리고 날카로운 후폭풍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박단비 감독은 ‘독립영화관’ 제작진과 행한 지면인터뷰를 통해 “가벼운 방귀조차 참을 수 없이 무거운 현실이 되는 이 상황을 통해 우리 수험생들의 오늘을 들여다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KBS미디어 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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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A“우연히 라디오에서 수능 시험 중 감독관 선생님의 핸드폰 진동 소리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하는 학생의 인터뷰를 들었다. 그때 여러 가지 안타까운 마음과 생각들이 교차했고, 그 고민이 자연스럽게 시나리오로 이어진 것 같다.”
Q. ‘방귀’로 소재를 선택하게 된 이유, 그리고 첫 장면을 영어듣기평가로 설정한 이유는?
“방귀는 생리현상이기 때문에 선생님에게 책임을 따지기도, 그렇다고 지우기도 애매한 상황이 된다는 게 이야기로써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첫 시퀀스에서 ‘영어듣기평가’ 시간으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보다 소리가 주는 중요성 때문이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잘 들어야 하는데 하필 방귀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냄새까지 심했던 거다. 주인공인 ‘민원’의 입장에서는 확실한 피해를 입었다고 느낄만한 상황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Q. 주연 배우인 한겸, 류성록, 장준휘 배우를 캐스팅하게 된 과정은?
“한겸 배우와 류성록 배우는 주변의 추천으로, (또 다른 교사)장준휘 배우는 출연하신 여러 단편영화를 보고 직접 연락드려 만나게 되었다. 류성록 배우는 첫 만남에 수줍고 소년 같던 모습과 달리 대본 리딩에서는 류성록 배우만의 예민하고 절박한 민원으로 완전히 몰입해서 연기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Q. 주인공 ‘민원’이라는 이름도 재치 있게 느껴집니다. 류성록 배우가 연기하는 민원은 시종일관 긴장된 표정과 행동을 보여준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민원은 어떤 아이인가
“‘민원’은 철저하고 끈기 있는 학생인 것 같다. 자신의 목표에 맞춰 모든 것을 철저하게 컨트롤 해오다가 일생일대의 변수를 맞닥뜨린 상황이다.민원은 류성록 배우를 만나 그 특유의 소심하고 예민한 표정을 얻어 훨씬 더 입체적인 인물이 되었다.”
Q. ‘슬기’로 출연하는 한겸 배우는 <한양빌라, 401호>에서 인상 깊게 본 배우이다. 이 작품에서는 어떤 역할인가.
“슬기는 민원과 반대로 융통성 있고 둥글둥글한 인물로 설정했다. 하지만 공감과 대화에 강한 슬기 역시 ‘방구’라는 대화로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나 당황스럽고, 결국 소심한 폭발(?)까지 하게 되는 인물이다. 한겸 배우의 연기로 슬기가 더 독특하고 정감 가는 캐릭터가 된 것 같다.”
Q. 누군가는 민원의 편을 들 수도 있고, 누군가는 슬기의 편을 들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두 사람의 입장 차이를 어떻게 보여주고자 했다.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두 사람의 입장이 모두 이해되도록 최대한 팽팽한 상황을 만들려고 했다. 다만, 마지막에는 슬기와 관객 모두가 ‘민원’을 좀 더 봐주길 바랐다.개인적으로는 완성 이후에 여러 관객을 만나면서 역시 각자의 성격과 경험에 따라 슬기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과 민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관객이 극명하게 나뉘고, 영화에 대한 해석도 다양하다는 사실에 연출자로서는 많은 걸 배우는 시간이 되었다.”
Q. <방구의 무게>에서 시청자에게 소개하고픈 나만의 장면이 있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아무래도 민원의 감정선이다. 민원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저와는 아주 다른 인물이다. 그래서 민원의 감정과 행동이 끝내 저를 이해시키고 납득할 수 있기를 바랐고, 제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화면에 잘 드러나도록 민원의 감정선을 조절하는 게 연출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개인적으로는 민원이 자전거를 끌며 교육청에 전화하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민원의 그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이 왜 좋은지 모르겠다.”
Q. <방구의 무게>를 보는 시청자분들에게.
“ <방구의 무게>가 또 한 번 관객분들을 만나고 생명력을 얻을 수 있어서 참 감사하다. 코로나19로 어지러운 시국에 모두 건강 잘 지키시고 마음만은 따뜻한 날들을 보내시면 좋겠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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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KBS독립영화관’ 송치화 작가가 진행했습니다*
[사진= '방구의 무게'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