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공사창립 대기획 4부작 다큐멘터리 ‘성물’ 2부 ‘초대’가 배우 김희애의 목소리와 함께, 시각장애인 수녀 마리아에게 빛을 잃는 고통 속에도 평화를 선사한 믿음의 세계를 선보였다.
4일(수) 방송된 KBS 공사창립 대기획 ‘성물’(프로듀서 김동일 이송은 김은곤)’ 2부 ‘초대’는 이탈리아 토리노 성당에 있는, ‘가톨릭 최대 미스터리’로 불리는 성물 ‘성의’로 시작했다.
성의는 십자가 수난으로 숨진 예수의 몸을 감싼 것으로 알려진 아마포로, 그 위로는 희미하게 한 남성의 형상이 드러나 있다. 곳곳에 고통의 상처와 피가 새겨져, 성경 속 예수의 십자가 수난 과정을 연상하게 한다.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의’에 특별한 가치와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성의를 보관했던 액자마저도 믿는 이들에게는 성물로 여겨졌다. 성물은 믿는 자들에게 그리스도의 고통과 말씀을 읽고 생명의 희망을 느끼게 하는 존재가 됐다.
시각장애인 마리아 수녀도 “눈이 안 보임에도 주님의 현존을 느낀다”라며 ‘성의’가 자신에게 특별한 징표라고 전했다. 마리아는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은 아니었다. 그는 11살에 악성종양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마리아의 어머니는 “마리아가 ‘왜 하필 저인가요? 제가 뭘 잘못한 거죠?’라고 물었다”며 세상을 원망했던 딸의 과거를 전했다.
수녀회에 입회한 마리아는 토리노 대성당으로 발길을 향했고, ‘성의’ 앞에 섰다. 마리아는 “그때 제 마음에 큰 평화를 느끼고 속으로 말씀을 올렸다. ‘전 괜찮아요. 제 시력은 절망한 다른 사람에게 주세요’라고 했다”고 자신의 기도를 고백했다. 빛을 잃는 고통을 이겨낸 마리아는 앞을 볼 수 없지만, 여느 수녀들과 똑같이 기도하고, 빨래와 청소를 돕고, 몸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봉성체에 나선다.

마리아는 가혹한 고통 속에서도 절망 대신 희망을, 원망 대신 사랑을 선택했다. 마리아는 “믿음 안에서 희망 안에서 주님 덕분이다. 모두 하느님의 선물이다. 저는 넘어지더라도 절망하지 않는다”며 어둠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믿음의 세계를 보여줬다.
한편, 오늘(5일) 방송되는 3부 ‘말씀’에서는 튀르키예의 한 청년을 만난다. 이스탄불의 하루는 알라를 향한 찬미인 ‘아잔(Azan)’으로 시작된다. 잠든 도시를 깨우는 신의 찬미가 울려 퍼지면, 사람들은 말씀이 내려진 메카를 향해 기도드린다. 알라가 예언자 무함마드를 통해 전한 말씀 ‘쿠란’은 책 속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소리가 되고 리듬이 되어 무슬림의 일상에 스며든다. 신의 말씀인 ‘쿠란’을 통해 일상을 사는 무슬림 청년 ‘아지즈’는 열여덟 살이지만, 학교에 다니지 않고 있다. 과거, 이슬람 신학교에 다닐 만큼 독실한 무슬림이었지만 아지즈는 어떠한 사건 이후 무너진 일상 속 고통의 수렁에 빠졌다. 결국 그는 “저는 신을 원망했다. 왜 항상 고통을 주시는 건지. 왜 항상 저인지…저를 사랑하시지 않는지”라며 신을 향한 원망을 털어놓았다. 그는 신에게 매달렸지만, 기도의 응답은 들리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오랜 방황과 갈등 속에서 아지즈의 손을 잡아준 것은 신의 사랑이 담긴 말씀 ‘쿠란’이었다. 과연 아지즈가 오랜 방황을 멈추고 온전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3부 ‘말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말씀을 통해 세상과 화해하고 이웃을 사랑하려고 한 젊은이의 고뇌와 분투를 통해 믿음의 본질과 가치를 생각해 보게 할 전망이다.
KBS 공사창립 대기획 ‘성물’ 4부작 중 3부 ‘말씀’은 3월 5일(목)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