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튜링머신'
비운의 천재수학자 앨런 튜링의 삶을 그린 연극 <튜링머신>이 약 두 달간의 공연을 마치고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연극 <튜링머신>은 현대 컴퓨터 과학의 기초를 세운 수학자 앨런 튜링의 삶을 밀도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프랑스 작가 브누아 솔레스(Benoît Solès)의 작품으로, 2019년 ‘몰리에르 어워즈(Molière Awards)’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수작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암호 ‘에니그마(Enigma)’를 해독한 업적과 성소수자에 대한 시대의 편견 속에서 고독하게 살아가야 했던 한 인간의 초상을 교차시키며 천재 과학자의 빛과 그림자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튜링머신>은 치밀하게 이어지는 대사와 긴장감 있는 구조, 인물의 기억을 따라가는 구성은 관객들을 튜링의 내면으로 깊이 끌어들이며 큰 여운을 남겼다. 작품은 4면 무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독특한 구성으로 인물의 시점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서사적 흐름을 견고하게 구축했다. 장면 전환과 감정의 흐름에 맞춰 섬세하게 변화하는 조명과 음향은 인물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며 극의 분위기를 한층 깊게 만들었다. 이처럼 무대와 기술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연출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예술적 성취를 보여주었다는 호평을 얻었다.
현대 컴퓨터 과학의 토대를 마련한 수학자이자, 시대의 편견 속에서 고독한 삶을 살아야 했던 앨런 튜링 역은 이승주, 이상윤, 이동휘 배우가 맡아 각기 다른 해석으로 인물을 완성했다. 세 배우는 튜링의 천재성과 불안, 내면의 균열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인물의 복합적인 면모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미카엘 로스 외 역에는 이휘종, 최정우, 문유강 배우가 한 작품 안에서 여러 인물을 오가며 빠른 전환과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고, 각기 다른 캐릭터의 성격과 분위기를 분명하게 드러내며 극의 흐름을 단단히 이어갔다.
제작사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은 “이번 시즌 공연을 통해 앨런 튜링이라는 인물을 다시 무대 위에 올리고, 그의 삶을 관객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보내주신 관심과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동시대와 호흡하는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