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스페인 빅토르 에리세의 걸작 영화 <남쪽>(원제: El Sur)이 마침내 한국 극장가에서 공개된다.
영화사에 길이 남을 미완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남쪽>이 설연휴 마지막 날(18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단 한 번의 눈빛으로 서사와 정서를 전달하는 배우들의 경이로운 앙상블이 화제가 되고 있다.
타비아니 형제의 <파드레 파드로네>(1977)와 <로렌조의 밤>(1982) 등에서 굵직한 존재감을 보여준 이탈리아의 연기 거장 오메로 안토누티는 <남쪽>에서 아버지 ‘아구스틴’ 역을 맡아 절제된 내면 연기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는 내면에 거대한 비밀과 과거의 상처를 품은 채,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고 부유하는 지식인의 고독을 단단한 표정과 깊은 눈빛만으로 표현해낸다. 특히 그가 딸과 함께 파소도블레 리듬에 맞춰 춤을 추거나, 식탁에서 침묵을 지키는 장면은 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을 대사 없이도 관객의 심장에 직접 전달한다. 에리세 감독은 안토누티의 얼굴을 통해 관객들이 아버지를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 그가 지닌 고유한 그리움에 동참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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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흔적을 쫓으며 성장하는 딸 '에스트레야'를 연기한 두 아역 배우의 발견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성취 중 하나다. 어린 시절의 에스트레야를 연기한 손솔레스 아랑구렌은 세상의 신비와 아버지의 비밀을 마주한 아이의 호기심과 불안을 놀라울 정도로 순수하게 담아냈으며, 사춘기에 접어든 에스트레야를 연기한 이시아르 볼라이인은 아버지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섬세한 연기로 구현했다. 에리세 감독의 집요한 관찰 아래 놓인 이들의 얼굴은, 영화 속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순간마다 인물의 감정 상태를 정교하게 시각화하며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2월 18일 정식 개봉을 앞둔 <남쪽>은 스페인 북부의 외딴 집에서 성장한 소녀 에스트레야가 수맥을 찾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아버지의 침묵과 비밀을 마주하고, 끝내 닿지 못한 ‘남쪽’을 향한 동경을 품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2023), 그리고 불멸의 데뷔작 <벌집의 정령>(1973)으로 영화사에 뚜렷한 궤적을 남긴 스페인 최고의 거장 빅토르 에리세 감독이 1983년에 완성한 영화 〈남쪽〉은 제작 도중 중단되며 의도치 않게 미완으로 남았지만, 바로 그 여백과 침묵이 영화의 정서와 미학을 완성시킨 미완성의 걸작으로 인정받으며, “빅토르 에리세의 가장 위대한 영화”(BFI), “숨이 막힐 만큼 강렬한 감정으로 가득 찬 영화”(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등의 극찬을 얻고 있다.
배우들의 경이로운 연기 앙상블을 볼 수 있는 <남쪽>은 설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8일로 개봉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