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독일 현대 영화의 거장 빔 벤더스 감독의 초기 걸작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1972)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최초 상영된다.이번 개봉은 ‘빔 벤더스 감독전’의 일환으로, 그간 스크린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그의 초기 걸작을 완벽한 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이번 4K 국내 최초 상영을 기념하여 공개된 히스토리컬 포스터 3종은 1972년 개봉 당시의 독보적인 예술적 감각을 그대로 담고 있어 시네필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공개된 포스터들은 빔 벤더스의 초기작이 지닌 거친 에너지와 페터 한트케의 문학적 색채를 각기 다른 스타일로 시각화했다. 블로흐 스틸 포스터는 주인공 블로흐가 황량한 길 위를 홀로 걷는 흑백의 미장센은 고독한 현대인의 초상을 강렬하게 각인시키며 영화가 지닌 서늘한 정서를 극대화한다. 타이포그래피 포스터는 강렬한 블루 톤의 서체만으로 구성된 디자인되어 제목 그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인 실존적 긴장감을 전달하며, 당시 유럽 영화계의 파격적인 감각을 증명한다. 일러스트 포스터는 따뜻한 질감의 일러스트 속에 남녀의 찰나를 담아내며, 영화 속 기묘한 멜로와 불안의 공존을 예술적으로 표현했다
영화는 축구 경기 도중 심판에게 항의하다 퇴장당한 골키퍼 ‘요제프 블로흐’의 기묘한 행적을 쫓는다. 경기장을 벗어나 비엔나의 거리를 배회하던 그는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지만, 자수도 도주도 하지 않은 채 국경 근처 마을로 숨어든다. 죄책감조차 느껴지지 않는 그의 무감각함은 관객으로 하여금 소통 불능의 시대에 놓인 현대인의 고독과 실존적 불안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한다.
파리, 텍사스
영화는 2019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페터 한트케의 건조하고 날카로운 문체를 빔 벤더스 감독의 집요한 카메라로 옮겨내었다. 페널티킥 상황처럼 피할 수 없는 위협 앞에서 느끼는 막연한 공포를 은유적으로 그려내며, 개봉 당시 유럽 영화계에 커다란 충격과 함께 ‘빔 벤더스’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
특히 이번 영화는 빔 벤더스와 그의 영원한 파트너인 촬영감독 로비 뮐러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로비 뮐러는 17세기 화가 베르메르와 비견될 만한 빛의 감각을 지닌 촬영감독으로, <파리, 텍사스>, <베를린 천사의 시>, <천국보다 낯선> 등이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대표작이다.
그는 특유의 서늘하고 탐미적인 카메라 워크를 통해 페터 한트케와 빔 벤더스가 그린 인물의 내면적 붕괴를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구현해냈다. 이번 4K 리마스터링은 그가 설계한 정교한 미장센과 날 선 공기를 원본에 가깝게 복원해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빔 벤더스 감독전 – 영화가 된 여행, 여행이 된 영화’는 3월 11일(수)부터 전국 CGV 아트하우스에서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