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름 황제' 이만기가 10여 년 만에 모래판 위에 섰다.
3일 (일) 방송된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씨름 황제 이만기가 영암군씨름단을 방문했다.
대한민국 초대 천하장사이자 역대 최다 장사 타이틀을 보유한 씨름계의 살아 있는 전설 이만기는 후배 씨름 선수들에게는 그야말로 완벽한 롤모델이자 전설 같은 존재다. 이에 영암군씨름단 선수들은 이른 아침부터 김기태 감독의 지시 아래 이만기를 맞기 위한 대청소를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레드카펫과 현수막, 꽃목걸이까지 연예대상 못지않은 성대한 환영식이 준비됐다.
이만기는 훈련소에 들어가자마자 시설이 '첨단 과학'이라며 '라떼는' 토크의 서막을 열었다. 1970년대 비닐 막 하나에 의지해 추운 겨울에도 맨몸으로 훈련을 해야 했던 이만기에게는 따뜻하고 갖추어진 훈련장이 첨단 과학처럼 보일만 했다. 게다가 이만기는 살이 베일듯한 추위에도 먼지를 방지하기 위해 물과 소금을 뿌린 ‘살얼음판 모래’ 위에서 훈련했다고 한다.
이어 선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이만기와 김기태는 씨름 선수들의 징크스에 대해 풀어놓았다. 지난 방송들에서 '샤머니즘'의 정석을 보여준 김기태는 여전히 행운의 시간 맞추기에 집착했는데, 이를 본 이만기는 "너 진짜 심하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그런 이만기도 만만치 않은 징크스 목록을 가지고 있었다. 이만기는 '샅바와 속옷, 신발 높은 곳에 두기', '이불은 정리해서 구석에 두기', '아침에 샤워 금지' 등 온갖 징크스를 이야기하며 진정한 샤머니즘의 정수를 보여줬다.
그뿐만 아니라 이날 방송에서는 후배 선수들을 위해 이만기가 원포인트 레슨을 선보였다. 이만기는 "감독은 모래판에 직접 들어가야 한다"라며 직접 샅바를 차고 후배 선수들과 몸을 부딪쳤다. 과거 '1박 2일'에서 강호동과 대결한 이후 10여 년 만에 모래판에 올라선 이만기는 변하지 않은 천하장사의 모습을 선보였다. 심지어 이만기는 김기태의 고정석이었던 모래판 한쪽 편 의자까지 치워버리고 김기태에게 준비운동까지 후배들과 똑같이 할 것을 요구했다.
영암씨름단의 기강을 제대로 잡은 이만기는 김기태 감독이 몸풀기를 권하자 자연스럽게 기술을 걸며 경기로 이어갔다. 이만기는 17년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김기태 감독에게 틈을 전혀 내주지 않으며 오히려 웃음을 머금기까지 했다. 이어진 교습에서도 이만기는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과 몸을 불사르는 시범으로 후배 선수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편, 대한민국 보스들의 자발적 자아 성찰 프로그램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는 매주 일요일 오후 5시에 방송된다. (KBS미디어 박채원)
[사진 =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