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18일(일) 오전 6시 55분 KBS 2TV <영상앨범 산>에서는 단종의 넋을 위로한 장대한 풍광을 만끽할 수 있는 봉화 달바위봉에 오른다.
선비의 고장 경상북도 봉화. 겹겹이 이어진 산맥에 둘러싸인 봉화의 숨은 산 달바위봉은 산세는 크지 않지만, 정상부를 이루는 바위와 능선, 계곡을 따라 펼쳐지는 조망이 빼어나다. 조선 6대 왕이었던 단종이 승하한 뒤, 그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태백산에 올랐던 백성들이 동쪽 산자락 아래로 깔린 구름 위에 달처럼 봉긋 솟은 바위 봉우리를 발견하고 이곳을 ‘달바위봉’이라 불렀다고 전해진다. 얽히고설킨 바위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풍경 속으로 스페인어 통·번역가이자 여행가인 채현석 씨가 봉화 달바위봉으로 떠난다.
산행에 앞서 먼저 석천계곡으로 발길을 옮긴다. 태백산에서 발원한 물이 흘러내리는 석천계곡은 산세가 나지막해 골이 깊지 않고 한겨울에도 단정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영하 10도의 날씨 속에 얼어버린 계곡물은 ‘푸른 노을이 드리운 고상한 신선의 마을’이라는 뜻의 ‘청하동천’처럼 고즈넉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석천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면,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이름 붙은 닭실마을에 도착한다. 월동 준비를 마친 채 고요히 시간을 품고 있는 닭실마을 안쪽에 자리한 청암정에 다다르면 거북바위 위 정자에서 책을 읽었던 선비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듯하다.
영상앨범 산
대현 1리를 들머리로 본격적인 달바위봉 산행에 나선다. 추운 날씨에 빗물이 얼어 얼음길이 되어있다. 햇빛이 내리비치는 건너편과는 달리 산행길은 그늘로 이루어져 있어 아직 춥고 음산하게 느껴진다. 겨울을 맞아 앙상해진 나무들은 적막한 산의 분위기를 더욱 짙게 만든다. 발목까지 차오른 낙엽 더미를 밟으며 쉼 없는 경사를 치고 올라가다 보면 북서쪽에 높게 흐르는 태백산 능선이 보인다. 승하한 후 태백산 산신령이 되었다고 전해지는 단종의 이야기가 깃든 산줄기를 바라보며 겨울 산이 품은 고요한 기운을 느껴본다.
옛날에는 석이버섯을 따러 온 어르신들이 사고를 자주 당했다는 곳. 그만큼 가파른 구간이 많아진다. 직벽 구간에 다다르자, 등산스틱을 접고 밧줄에 몸을 의지해 올라간다. 두 손과 두 발을 힘겹게 지탱하며 올라가 이 구간은 전 세계를 누비며 체력에 자신 있는 채현석 여행가에게도 쉽지 않게 느껴진다. 돌과 돌 사이 단 한 사람만이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길을 지나 가파른 경사를 자랑하는 사다리를 오르면 다시 한번 태백산맥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조망터에 도착한다. 삐죽삐죽한 능선을 드러낸 함백산과 풍력발전기가 힘차게 돌아가는 매봉산이 눈높이에 들어오며 지금 서 있는 높이가 실감이 난다.
영상앨범 산
많이 걷는 사람은 많이 보고 많이 배우게 된다는 <돈키호테> 작가 세르반테스의 말처럼 힘겹게 오르는 걸음마다 새로운 배움이 늘어난다. 기개 넘치는 모습으로 태백산을 바라보는 소나무를 지나 마침내 무심한 듯 바위 위에 정상석이 얹혀 있는 달바위봉 정상에 다다른다. 예로부터 산의 기운이 좋아 무속인들이 기도하고 좋은 기운을 받았다는 달바위봉. 정상에 서 펼쳐진 능선을 바라보니 오랜 세월 사람들의 바람과 기원이 켜켜이 쌓여온 이야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바위와 능선, 그리고 그 위에 이야기가 얹혀 있는 달바위봉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