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21일(일) 오전 6시 55분 KBS 2TV <영상앨범 산>에서는 경남 거창의 비계산을 오른다.
‘넓고 밝은 들’이란 뜻을 지닌 경상남도 거창군은 드넓은 분지와 이를 감싼 큰 산들이 어우러진 고장이다.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세 개의 국립공원이 둘러서 있고, 사방으로 1,000m급 봉우리가 있어 고개를 돌리는 방향마다 웅장한 풍광이 펼쳐진다. 명산이 많은 거창에서도 기묘한 바위 능선을 품고 있으며 시원한 조망을 선사하는 비계산으로 산림교육전문가 이창수 씨와 숲 해설가 유미정 씨, 유아숲 지도사 김춘선 씨가 여정을 떠난다.
비계산(飛鷄山)은 산세가 마치 닭이 날개를 펼치고 나는 듯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도리에서 비계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도끼로 찍어낸 듯 가파른 경사다. 험한 산세이지만 길목에서 마주치는 나무들이 일행에게 말을 건네는 듯해 힘을 내 오른다. 산림교육전문가 이창수 씨는 나무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나무와의 관계를 맺는 일이라고 말한다. 일행은 개살구나무, 찰피나무, 소태나무, 굴참나무 등 나무의 이름을 불러주며 더 풍성한 산행을 즐긴다.
영상앨범 산
살아남기 위해 나무는 그곳의 균에 맞서는 저항력을 키워왔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항균 물질이 바로 피톤치드다. 피톤치드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줘, 숲에 오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험한 바윗길과 계단을 지나 마침내 비계산 정상에 선다. 닭의 볏처럼 솟아 있는 정상 바위지대에서 내려다본 풍광. 주변 산세는 용암이 흘러내린 것 같고 그 안에 자리한 가조분지는 거대한 분화구를 연상시킨다. 비계산과 우두산을 잇는 고개, 마장재 방면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자, 다음 봉우리를 잇는 다리가 보인다. ‘비계산 바람 굴’이라고도 불리는 비계풍혈(風穴)이다. 바위 사이를 잇는 구름다리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하다. 이어 억새가 장관을 이룬 들판, 마장재를 지나 Y자형 출렁다리에 닿는다. 깎아지른 협곡을 세 방향으로 연결한 다리 위에 올라서니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것만 같다. 닭이 날개를 펼친 듯한 산세와 너른 가조평야 너머로 웅장한 산군이 펼쳐지는 거창 비계산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