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 캡처
16일 방송된 KBS 2TV <스모킹 건>에서 32년 전에 발생한 각 그랜저 뺑소니 사건을 파헤쳤다.
사건은 1993년 1월 23일, 설 연휴를 맞아 친척 집을 찾았던 8세 찬이가 서울 반포의 왕복 6차선 도로 횡단보도를 건너다 발생했다. 신호를 무시한 차량이 아이를 치었고, 바닥에 쓰러진 아이의 몸을 다시 밟고 지나간 뒤 현장을 떠났다.
순식간에 벌어진 끔찍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목격자들이 기억해 낸 것은 90년도 초반 고급 승용차의 상징이던 ‘각 그랜저’와 차량 번호 ‘9716’뿐이었다.
담당 형사는 서울 시내에 등록된 9716 번호의 그랜저를 조사해 용의 차량을 7대로 좁혔다. 차주의 알리바이와 사고 당일 동선을 일일이 확인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고 시간만 흐르며 사건은 장기 미제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다.
사건 발생 4개월 후, 미궁에 빠진 수사의 돌파구가 발견됐다. 사건을 새로 맡게 된 탁신천 형사가 피해 아동의 옷에 남아 있던 미세한 타이어 자국에 주목했고, 기존 수사에서 지나쳤던 흔적이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타이어 패턴과 차량 정보를 집요하게 대조하기 시작했다.
탁 형사는 “사건 파일을 살피는데 피해 아이가 아들과 나이가 같았다”라며 울컥했던 심경을 털어놨다. MC 이지혜는 “첫째가 8살인데 너무 작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건 파일을 살핀 뒤 탁 형사는 피해자의 부모와 만났고 범인을 꼭 잡아서 원한을 갚아주겠다고 약속했다. 무작정 자료부터 파고들던 탁 형사는 뺑소니 차량이 찬이를 밟고 지나간 정황에서 아이가 입고 있던 옷에 무조건 증거가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 현장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법의학자 유성호와 MC 안현모, 이지혜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치밀하게 범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친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5분에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