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 캡처
살인 사건 범인 체포와 함께 뜻밖의 인물이 용의 선상에 올랐다.
재력가 강 씨(가명)이 살해된 날 사망 추정 시각에 모자를 눌러쓴 남성이 건물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장면이 CCTV를 통해 포착됐다. 경찰은 CCTV 분석 끝에 오 씨(가명)를 용의자로 특정했지만 그는 이미 중국으로 달아난 상태였다.
사건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윤경희 경정이 출연해 숨 막히는 도주극과 검거 작전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용의자는 수사망을 피해 광저우에서 심양으로 거주지를 옮겨 다녔다. 경찰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령을 요청했고 중국 공안과 공조 수사에 나섰다. 사건 발생 약 3개월 만에 오 씨는 중국에서 검거됐다.
한국 송환을 절차를 밟는 동안 오 씨가 중국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담당 형사는 “혹시 오 씨가 죽을까 봐 전전긍긍했다”라며 오 씨의 무사 송환을 바랄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수사 상황을 밝혀 이목을 집중시켰다.
체포 당시 오 씨는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지만 경찰은 피해자와 연결고리가 없는 오 씨의 살해 동기에 의문을 품었다. 피해자는 괴팍한 성격과 채무관계에 있어서는 유난히 냉정한 태도로 평판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일면식도 없는 오 씨가 앙심을 품은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을 상황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용의자의 대포폰과 주변인 교차 수사를 통해 경찰은 청부 살인을 사주가 의심되는 인물을 특정해냈다. 담당 형사는 “너무 잘 알고 있는 얼굴이라 당황했다”라며 또 다른 용의자의 얼굴을 공개했다.
경찰이 지목한 용의자는 정치인 김형식이었다. 지방 선거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형식을 마주칠 때마다 담당 형사는 그의 범행을 입증할 유일한 증인이자 살인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오 씨가 무사히 송환되기를 바랐다.
담당 형사는 “오 씨가 한국 땅을 밟던 날을 잊을 수가 없다”라며 당시 상황을 침착하게 전했다. 중국에서 많은 고생을 한 듯 오 씨는 초췌한 몰골로 담당 형사 앞에 섰다. 순간 만감이 교차한 형사는 “고생했다”라는 말을 건넸고 이에 오 씨는 눈물을 흘리며 “형식이가 시켰다”라는 결정적인 증언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 현장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법의학자 유성호와 MC 안현모, 이지혜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치밀하게 범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친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5분에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