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 캡처
4년 동안 이어진 형사의 집요한 추적이 결실을 맺었다.
차에 탑승한 채 익사한 여성의 부검 결과 폐와 간에서 플랑크톤이 발견됐다. 유성호는 이를 피해자가 산 채로 물에 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인이 타살을 결정할 수 있는 요인은 아니었기에 사건은 운전 미숙으로 인한 익사 사고로 처리됐다.
하지만 담당 형사는 어딘가 설명되지 않는 찝찝함을 지울 수 없었고 홀로 수사를 이어갔다. 차 키가 꽂혀 있었지만 밤중에 전조등은 꺼져 있었다는 점과 특히 기어가 중립에 놓여 있었다는 점이 타살을 의심케했다.
차량의 운전석 창문은 전부 열려 있었고 다른 좌석 창문은 1/3 정도만 열려있는 상태였다. 피해자는 운전석에 반듯이 앉아 있었고 머리만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로 기울어져 있었는데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물에 빠졌다면 나오기 힘든 현장의 모습이었다.
담당 형사는 피해자가 몸을 움직일 수 없거나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고 추정하며 강한 의지로 현장을 사고로 조작한 범인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현장만 살펴봐도 누군가 고의로 차를 가라앉힌 듯한 정황이 가득했다.
형사는 최초 신고자의 목소리에 주목했다. 자신을 낚시꾼이라고 밝혔던 신고자는 밤에 119에 신고를 한 뒤 다음 날 아침 112에 다시 한번 신고를 했고 이 점이 담당 형사의 촉을 건드렸다. 형사는 주변 인물들의 음성과 비교하며 은밀한 조사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포기하지 않고 사건을 추적하던 형사는 4년 뒤, 마침내 판도를 뒤집을 단서를 찾아냈다. 용의자를 마주할 때마다 신고자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단서를 찾던 중, 조직폭력배 중 한 명이 아는 조직폭력배 최 씨(가명) 인 것 같다고 진술한 뒤 직접 전화를 걸었다.
간단하게 안부를 주고받은 통화 음성을 확보한 형사는 신고자 음성과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음성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 결과 신고자와 최 씨가 동일 인물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 현장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전 수사 과장 김복준과 MC 안현모, 이지혜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치밀하게 범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친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5분에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