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양평 산자락에 들어서면 이국적인 분위기의 붉은 벽돌집이 눈길을 끈다. 단풍 든 넝쿨이 건물 전체를 감싸고 있는 매력적인 집, 그 안에 범상치 않은 헤어스타일에 재봉틀을 돌리는 남자가 있다. 이 집의 주인공은 바로 아프리카에서 사진 작업을 하는 신미식 작가이다. 그는 마다가스카르의 바오밥나무를 대한민국에 최초로 알린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에서 귀국할 때마다 북한강 변을 한 바퀴 돌 정도로 양평을 사랑했던 그는 이곳에 자신의 집을 짓는 꿈을 꿨다. 그렇게 4년쯤 지난 후, 불이 나서 전소된 처참한 모습의 집을 마주친다. ‘여기 내 집이 되겠구나’. 불에 그을린 흔적들이 한 폭의 유화 같아 마음에 쏙 들었다고. 유럽의 카페 같은 감수성을 가진 그의 집 1층은 언제나 개방이 되어있고 지나가는 사람 누구라도 들어오면 값비싼 커피잔에 커피를 내려 대접한다. 2층 역시 신미식 작가만의 개인 공간이지만 침실과 작업실을 제외하곤 2층 거실 역시 베이스 캠프처럼 리모델링해, 많은 이들과 함께 쉼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건축탐구 집
책들이 태어나는 파주 출판도시. 이곳에 낮과 밤이 전혀 다른 집이 있다. 척 봐도 특이한 외장에, 마치 성인지, 요새인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웅장한 규모인 집. 심지어 일반 출입문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거대한 문이 눈을 사로잡는 집이다. 이곳에 사는 부부는 다름 아닌 예술가 부부인 미디어 아티스트 한호 작가와 사실주의 작가 장성민 씨다. 부부는 인생을 함께 항해한다는 의미를 담아, 양옆이 뾰족한 대형 방주 형태의 집을 만들었다. 특히 부부 모두 화가로서 대형 작품을 만드는 데 문제가 없도록 초대형 작업실을 만들었는데 무려 층고가 10미터에 달한다. 특이한 점은 이렇게 높은 층고의 작업실에는 중간에 기둥이 없다는 것. 어떻게 이런 설계가 가능했을까?
이 집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으로, 밤이 되면 건물 자체가 거대한 은하수를 품은 우주로 변한다. 이런 멋진 장관이 연출될 수 있는 이유는 콘크리트 외벽에 붙인 수천 개의 알루미늄 패널과 그 패널 위에 뚫은 수만 개의 구멍들 때문이라는데... 예술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예술이 되는 공간에서 부부는 끝없는 상상력을 경험한다.
11월 18일 (화) 밤 9시 55분, EBS1 <건축탐구 집>의 특별 프리젠터와 함께 독특한 두 집을 살펴본다.
[사진=E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