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
산들과 임규형이 ‘불후의 명곡’ 박정현 편 최종우승을 거머쥐었다.
11일 방송된 KBS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아티스트 박정현’ 편으로 꾸며졌다.
이날 불후의 명곡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R&B 디바 박정현을 조명했다. 박정현은 데뷔 이래 탁월한 가창력과 섬세한 감성으로 한국 R&B 음악의 지평을 넓힌 아티스트로 평가받는다. 데뷔곡 ‘나의 하루’에 이어 ‘편지할게요’, ‘You Mean Everything To Me’ 등으로 단숨에 주목받았고, 이후 ‘꿈에’, ‘미아’,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등 수많은 명곡을 남기며 독보적인 보컬리스트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가왕’ 조용필은 앞서 방송된 ‘불후의 명곡-조용필을 노래하다’ 특집 당시, 박정현을 두고 “너무 기가 막힌다. 나는 이렇게 할 수 없다”라며 극찬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내로라하는 후배 보컬리스트 김범수, 거미, 아이유는 “박정현은 넘을 수 없는 벽”, “나의 롤모델”, “한국에서 가장 존경하는 보컬리스트”라며 존경심을 드러내왔다.
이번 특집에서 29년 전 KBS ‘열린음악회’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박정현의 방송 데뷔 무대가 방송돼 추억을 소환했다. 박정현은 당시의 떨림과 설렘을 가득 담아 2025년 버전으로 데뷔곡 ‘나의 하루’ 스페셜 무대를 꾸며 시청자들의 향수와 추억을 자극했다. 변함없는 레전드 실력으로 무대에서 가창력을 뽐낸 박정현의 무대에 관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이날 불후가 ‘아티스트 박정현’ 편인 만큼 보컬에 일가견이 있는 후배 가수들이 총출동했다. 라인업에는 솔지&정준일, 산들&임규형, 이무진, HYNN(박혜원), 원위(ONEWE), 포르테나 등 총 6팀이 이름을 올렸다. 이중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컬래버레이션도 눈길을 끌었다. 솔지&정준일과 산들&임규형은 이번 편을 위해 ‘불후’ 한정 특별 듀엣을 결성했다.
무엇보다 솔지&정준일이 ‘불후’를 통한 인연으로 듀엣을 결성해 관심을 집중시켰다. 정준일과 솔지는 ‘아티스트 윤종신’ 편에 경연자로 각각 출연했는데, 솔지가 3연승을 달리며 최종 우승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정준일에 패배해 트로피를 놓쳤었다.
이에 김준현과 이찬원 2MC는 “두 분이 유쾌한 기억이 아닐 텐데 어떻게 만나셨냐. 정준일 씨가 마지막에 나와서 솔지 씨 다리를 홀라당 걸었다”라며 운을 떼자, 솔지 역시 “저를 완전히 무너뜨리셨다”라며 악연을 되새김질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준일은 솔지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냈다고 밝혔다. 정준일은 “듀엣 하고 싶은 사람 있냐고 해서 솔지를 선택했다”면서 “윤종신 편에서 아픈 기억이 있지만, 오늘은 같이 해서 트로피를 타고 싶다. 트로피를 타면 솔지 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솔지는 “정준일의 러브콜에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면서 화답했다. 적에서 동지가 된 솔지&정준일은 환상적인 듀엣 무대를 준비했다.
이날 오랜만에 ‘불후’에 출연한 이무진은 박정현과의 남다른 인연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무진은 “(박정현 선배님과) 지난해 함께 듀엣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라며 이번 출연의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이무진은 “기분이 묘하다”면서 “불과 5년 전에 박정현 선배님의 콘서트에 관객으로 가서 무대를 보며 공부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 이후 이무진은 지난해 한 프로그램을 통해 박정현과 듀엣 무대를 꾸미게 됐다며 “가수와 관객 사이로 처음 만났는데 함께 듀엣 하는 사이가 됐고, 오늘은 전설과 가수의 입장에서 만났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무진은 박정현을 두고 “항상 제 음악 생활의 한자리를 지켜주신 분”이라고 남다른 존경심을 내비쳤다. 이무진은 박정현의 ‘미장원에서’를 선곡해 재해석했다. 이무진은 선곡 이유에 대해 “여성분들이 여러 시련과 아픔을 겪었을 때 다시 힘을 얻기 위해서 머리를 자르셨다. 저는 남자라서 이런 경험이 없는데, 이런 과제를 나에게 던져 주고 곡을 해석해 보는 것이 특별한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했다”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무진은 ‘인지도 굴욕’ 일화를 꺼내 웃음을 선사했다. 친구가 일하는 횟집에 놀러 갔다는 이무진은 “옆 테이블 어머님이 ‘잠깐만’ 하고 저를 불러 세우더라. 그러면서 ‘잔나비 맞지?’라고 하셨다”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에 원위(ONEWE)는 “저희는 그럴까 봐 누군가 알아본 것 같은 낌새가 보이면 미리 팀 이름을 말해버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산들은 순서 6번을 향한 욕망을 드러내며 이른바 ‘산들의 저주’를 펼쳐냈다. 산들은 솔지&정준일을 1번, 원위(ONEWE)를 2번으로 꼽은 뒤 마지막 6번 순서로 산들&임규형을 꼽으며 “우리가 문 닫고 나가겠다”라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에 김준현은 “다 피 터지게 싸우고 다 뻗으며 싹 주워가겠다는 거냐”라고 일갈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하지만 산들의 저주가 무색하게 산들과 임규형이 첫 번째 순서로 뽑히게 됐다. 두 사람은 좌절했지만 무대에 올라 차분하게 ‘꿈에’를 준비했다며 박정현의 레전드 노래를 두 사람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이들의 무대는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두 사람은 첫 순서로 나와 뒤 모든 무대를 꺾으며 ‘올킬’ 우승을 거머쥐었다. 두 사람은 “대단하신 박정현 선배 편에서 올킬 우승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고, 삶이란 게 신기하네요. 이런 일도 벌어지고...”라며 우승소감을 전했다.
한편 ‘불후의 명곡’은 불후의 명곡으로 남아있는 레전드 노래를 대한민국 실력파 보컬리스트들이 자신만의 느낌으로 새롭게 재해석해서 무대 위에서 경합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전설을 노래하는 후배 가수들은 전설의 노래를 각자 자신에게 맞는 곡으로 재탄생시켜 전설과 명곡 판정단 앞에서 노래 대결을 펼쳐 우승자를 뽑는다.
‘불후의 명곡’은 2011년 6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대한민국 대표이자 최장수 음악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불후의 명곡'에서 재해석된 곡은 2000곡이 넘고, 관객 수는 28만명 이상이다. 부동의 1위로 ‘토요 절대강자’를 지키고 있는 ‘불후의 명곡’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KBS2TV에서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