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건축탐구 집
7일 방송되는 EBS <건축탐구 집>에서는 '자식들이 모이는 집엔 특별한 것이 있다' 편이 방송된다.
멀리서 보기엔 숲처럼 보이지만 굽이굽이 길을 따라 들어가면 숲속의 숨은 집이 있다. 홀로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며 고되게 살아온 어머니를 위해 삼 남매가 합심해 고친 집이다. 드넓은 잔디정원에 연못과 계곡까지 품은 제천의 이곳은 이들 가족만의 비밀의 화원이다. 4년간 온 가족이 휴일도 반납하고 철거를 비롯해 폐기물 처리, 페인트칠, 콩 자갈 깔기 등 리모델링에 매진했다. 두 사위와 며느리 그리고 여덟 살 손녀도 두 팔 걷어붙이고 달려들었다고.
굳센 K-장녀 정은 씨의 추진력으로 자식들이 불모지 땅을 고르고 골라 어머니에게 정원을 선물했다. 아래엔 계곡이 흐르고 광활한 잔디마당에 연못까지 있는 이 집. 어머니의 초등학교 동창들에, 시골 학교로 전학한 손녀의 학교 친구들, 게다가 사돈의 팔촌까지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EBS 건축탐구 집
‘어부바’. 전남 순천에는 서로 업히고 업어주는 집, ‘어부바가(家’)가 있다. 아버지가 아들의 뒤를 지켜주는 듯한 모습의 이 집은 아들 같은 작은 집 한 채 뒤에 큰 집 한 채가 들어섰다. 이 집의 건축주는 주말마다 서울에서 순천을 찾는 아들 성현 씨. 유년 시절, 아버지가 중동 건설 현장에서 근무해 떨어져 보낸 세월이 길다는 부자. 아버지와의 추억이라곤 거의 없는 성현 씨는 두 아들의 아빠가 되고서야 아버지를 이해하게 됐다.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가려 노력하던 와중 아버지는 혼자가 되셨고, 급격히 쇠약해지신 아버지를 위해 성현 씨는 결심했다.
여든이 넘은 아버지에게 안성맞춤인 작은 집에는 텃밭이 시원하게 내다보이는 코너 창과 밭일하다 쉴 수 있게 ‘ㄱ’자 툇마루도 설치했다. 온 가족이 모여 놀기 좋은 큰 집에는 아이들을 위한 다락방과 맨발로 뛰놀고 모두 둘러앉아 도란도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툇마루도 냈다. 무엇보다 40년간 소원했던 부자는 집을 짓는 동안 자주 얼굴을 보고 막걸리 한잔 나누며 대화할 시간이 많아지면서 서로를 새롭게 알아가게 되었다고. 주말마다 명절처럼 시끌벅적해지는 ‘어부바가(家’)를 통해 단순 건축물이 아닌 가족을 이어주는 단단한 울타리가 된 집의 의미를 탐구한다.
*방송일시: 2025년 10월 7일 (화) 밤 9시 55분 EBS1
[사진=E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