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빌
실험적이고 도발적인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거머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도그빌>이 10월 1일,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된다.
<도그빌>은 정체를 숨긴 채 외딴 마을 ‘도그빌’에 숨어든 ‘그레이스’와 그녀를 숨겨준 선량한 주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충격적인 진실 게임을 담고 있다.
연출을 맡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매 작품마다 도발적인 형식과 예리한 문제의식을 통해 전 세계 가장 문제적인 거장으로 손꼽히는 감독 중 한 명이다. 특히 <도그빌>은 라스 폰 트리에가 구상했지만 아직 미완성된 ‘기회의 땅, 미국 3부작’의 첫 장을 연 작품으로, 영화 형식적인 실험과 사회적 비판을 결합한 대표작으로 꼽힌다. 영화적 문법을 완전히 깨뜨린 파격적인 형식 속에서 인간 본성의 민낯을 드러내는 '걸작 중의 걸작'(The Village Voice)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도그빌
<도그빌>은 벽도, 집도 없는 무대 위에 단지 선으로만 구획된 공간을 배치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파격적 연출을 선보인다. 기존 영화의 틀을 깨뜨린 독창적인 형식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빈 공간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인물들의 감정을 상상하게 만든다. 주인공 ‘그레이스’ 역의 니콜 키드먼은 절제된 표정과 눈빛만으로 억압과 폭력 속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 관객들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여기에 폴 베타니, 로렌 바콜, 스텔란 스카스가드, 클로에 세비니, 제임스 칸 등 연기파 배우들도 합류해 무대 없는 무대를 빈틈없이 채우며 관객들의 긴장감을 러닝 타임 내내 유지시킨다.
무엇보다 <도그빌>은 2003년에 세상에 공개된 이후 20여 년이 지난 2025년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외딴 마을 ‘도그빌’로 도망쳐 온 정체 모를 여인 ‘그레이스’에게 주민들은 선의를 베풀지만, 이는 곧 대가를 바라는 탐욕과 폭력으로 변질된다. <도그빌>은 작은 마을 공동체 내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인간 본성이 지닌 양면성과 집단이 가진 위선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선의란 무엇인가’라는 불편하면서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시대에 구애받지 않는 이 불편한 질문은 2025년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로 도발적인 성찰을 던지는 만큼 <도그빌>은 시대를 넘어 계속 읽히고 해석되어야 할 작품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라스 폰 트리에의 마스터피스인 <도그빌>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오늘부터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