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어제 일인 것처럼 너를 사랑했던 수많은 밤들이 녹아버린 얼음처럼 쓸모 없어졌어."
이별 후 찾아온 '불면증'을 애절하게 표현한 에피톤 프로젝트의 신곡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
'불면증'은 에피톤 프로젝트가 작사, 작곡, 프로듀싱하고 가수 윤하가 목소리를 더한 곡으로 이별 후 떠나간 연인을 잊지 못해 남겨진 마음이 아파 잠 못 드는 이의 심정을 그린 애절한 발라드곡이다. 이번 곡의 뮤직비디오는 최근 드라마 '스타트업'에서 활약을 펼친 김선호가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뮤직비디오는 김선호가 침대에서 깨어나 자신의 조명을 끄고 켜는 행동을 반복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날은 밝았지만 그의 시간은 마치 멈춘 듯 보인다. 삶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는 표정을 유지한 채 그는 침대에서 일어난다.
일어나자마자 그는 방에서 누군가의 흔적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옷가지와 물건들을 정리하다 책상에 도달한다. 그는 책상 위에서 누군가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한참 동안 바라본다. 추억에 잠긴 듯 멈칫했던 그는 무언가의 결심이 선 듯 옷을 챙겨 입고 밖으로 나선다.
그는 mp3 플레이어와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그는 사진 정중앙에 서지 않고 마치 누군가와 함께 사진을 찍듯 옆으로 자리를 옮겨 사진을 찍는다. 계속해서 그는 장소를 옮겨가며 사진을 찍어나간다. 그가 찾는 장소는 앞서 그가 사진 속에서 발견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끝내 그는 같은 각도의 사진을 찍어가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렇게 뮤직비디오는 "마치 어제 일인 것처럼 너를 사랑했던 순간 모두"라는 윤하의 감성 짙은 목소리로 채워지며 결말을 맞이한다.
연인이 남긴 상처와 아픔이 우리를 휘감았을 때 찾아온 '불면증', 그리고 그 병을 앓았던 마음을 애절하게 표현한 뮤직비디오는 한때 무감해지려 했지만 도저히 그럴 수 없었던 사랑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채우려고 했지만 채울 수 없는 공허함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시간 속에서 돌아온 유일한 존재는 사랑했던 이가 아닌 그저 '불면증' 뿐이었다는 잔인한 사실과 함께 말이다. (KBS미디어 정지은)
[사진= 에피톤 프로젝트 '불면증(Vocal by 윤하)'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