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가 잔혹한 실연을 겪은 남자로 변신했다.
그가 솔로로서 발표한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I'm Cold'는 무게감 있는 EP 사운드와 기타 리프가 돋보이는 R&B 힙합 장르의 곡이다. 소중한 것이 떠났을 때 느껴지는 상실감과 차갑게 얼어붙은 공허한 마음을 덤덤하게, 또 거칠게 쏟아내는 김성규의 목소리가 귓가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뮤직비디오는 숲 속에 쓰러진 김성규의 모습을 비치며 시작된다. 마치 고독한 늑대가 하울링을 하듯 "우~"라는 울음 소리로 시작되는 뮤비는 김성규가 숲 속에서 쓰러진 후 일어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숲 속을 헤매며 어떠한 흔적을 쫓아간다. 숲 속에서 발견한 꽃을 움켜쥐며 과거의 어떠한 기억을 떠올리지만 그 꽃은 이내 얼음으로 변한다. 그는 계속해서 차가운 눈이 내리는 길에서 혼자 차 앞에서 웅크리고 앉아있거나 허름한 건물의 복도에서 누군가를 찾아 헤맨다. 그는 추억의 장소에 도달해 자신이 예전에 분노하며 물건을 집어던지고 감정에 휘말려있던 과거를 떠올리며 더욱 괴로워한다.
이번 곡은 다양한 면에서 김성규의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어 새롭다. 장르의 변화도 있지만 한층 더 성장한 보컬 실력과 그룹이 아닌 솔로로서 그만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있어 노력한 부분이 돋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타이틀곡이 포함된 이번 앨범에는 김성규가 작사에 참여한 곡도 수록되어 있을 정도로 음악에 대한 그의 진중한 태도와 한층 성장한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또한 뮤직비디오 속 등장했던 그의 연기 또한 훌륭하다. 눈이 흩날리는 빌딩 위에서, 그리고 차 앞에서 괴로워하며 자신의 감정을 토해내며 노래를 부른다. 그는 잔혹한 이별을 겪은 한 남성의 심정을 가슴 절절히 보여준다. 뮤직비디오 마지막을 장식한 그의 가사처럼, 이별한 이들의 시간은 여전히 멈춰있음을 이야기하며 그만의 애절한 감성이 묻어나는 메시지를 전한다.
"I'm Cold. 기다려. 얼어붙은 채." (KBS미디어 정지은)
[사진= 김성규 'I'm Cold' 뮤직비디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