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
‘문화불모지’라 일컫던 부산에서 웅거하던 영화청년들이 ‘영화제의 꿈’을 안고 ‘부산국제영화제’의 깃발을 꽂은 지 30년. 김동호, 이용관, 전양준, 김지석 등의 전설적 무용담과 함께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는 적어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최고 권위의 영화제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9월 그 30번째 장이 펼쳐진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26일(화) 오전과 오후에 부산과 서울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열리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소개했다.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서울 기자회견에는 박광수 집행위원회 이사장, 정한석 집행위원장, 김영덕 마켓위원장, 박가언 수석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올해 영화제에는 241편의 영화가 초청되었다.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 등을 포함하면 모두 328편의 영화가 영화팬을 찾는다.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
영화제 30주년이라는 대성과 앞에는 한국영화와 극장의 위기라는 거대한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박광수 이사장은 "올해 BIFF는 처음 만들어진 경쟁 부문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다. 모두 14편의 작품이 초청되었다. 이들 영화들 중에는 칸느 등 해외영화제에서 이미 수상을 받았거나 진행 중인 영화들도 있고, 부국제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영화들도 많다. 부국제를 통해 아시아인의 시선으로 영화를 재평가하려 한다"고 밝혔다. 14편의 경쟁부문 후보작에서 대상,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 배우상, 예술공헌상 5개 부문에서 ‘부산 어워드’ 수상작이 가려진다. 수상작과 수상자는 폐막식에서 공개되며 주요 영화인들이 시상한다.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린 작품은 ‘고양이를 놓아줘’(시가야 다이스케), ‘광야시대’(비간), ‘다른 이름으로’(이제한), ‘또 다른 탄생’(이저벨 칼란다), ‘루오무의 황혼’(장률), ‘소녀’(서기), ‘스파이 스타’(비묵티 자야순다라),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모임’(임선애), ‘어리석은 자는 누구인가’(나가타 고토), ‘여행과 나날’(미야케 쇼), ‘왼손잡이 소녀’(쩌우스칭), ‘지우러 가는 길’(유재인), ‘충충충’(한창록), ‘허락되지 않은’(하산 나제르) 등이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동시대 아시아 영화의 시선과 영향, 비전들을 그들만의 작품성으로 제시해줄 것이라 믿는다"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올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선정되었다. 정한석 집행위원장은 "한국 영화 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기원하는 축제의 현장이 되기를 바란다. 다소 과장되게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역대 최고다."며 상영작 라인업을 소개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
올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다양한 특별전으로 30주년의 의미를 더한다. 이탈리아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 감독이 생애 처음 아시아 지역 영화제를 찾고, 세계적인 배우 줄리엣 비노쉬도 15년 만에 부산을 방문한다. 봉준호 감독,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 배우 강동원, 소설가 은희경, 언론인 손석희가 각자 추천작을 소개하고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GV)에 나서는 ‘카르트 블랑슈’도 주목되다. 그 외에도 김세인 김초희 윤가은 등 신예 여성 감독들이 영감을 받은 작품을 소개하고 이를 연출한 선배 감독과 대담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올해 부산을 찾는 해외 스타들의 면면도 공개되다. 지아장커, 두기봉, 차이밍량, 마르지예 메쉬키니, 이창동, 박찬욱, 이상일, 션 베이커, 마이클 만, 기예르모 델 토로, 밀라 요보비치, 와타나베 켄, 니시지마 히데토시, 오구리 슌, 야기라 유야, 양가휘, 이강생, 서기, 계륜미, 허광한 등이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올해 아시아영화인상에 자파르 파나히, 공로상에 정지영 감독, 까멜리아 상에 실비아 창(張艾嘉)이 선정됐다.
박광수 이사장은 올 영화제에서 몇 가지 변화를 시도한다고 밝혔다. 남녀 영화인들이 페어로 진행하던 개폐막식 사회자의 경우 개막식은 이병헌이, 폐막식은 수현이 각각 단독 사회자로 나선다. 그리고 경쟁작 수상자도 폐막식 현장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광수 이사장ㅇ은 “이러한 새로운 시도와 포맷이 한 번에 완성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2024년)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올해로 스물 번째 무대이다. 김영덕 마켓위원장은 "'K팝 데몬 헌터스‘의 글로벌한 인기는 그동안 쌓인 한국콘텐츠의 힘과 한국영화의 힘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BIFF기간에 열리는 아시안콘텐츠&필름마켓을 통해 글로벌 시각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유통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영화제 기간에는 부산 벡스코 전시장에서 세일즈마켓과 전시부스, , 아시아영화펀드, 아시아프로젝트마켓, 부산스토리마켓, 프로듀서허브, 플랫폼부산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새롭게 아시아영화산업 동향리포트 및 서밋인 ’TheA‘와 혁신기술과 콘텐츠산업의 융합플랫폼 ’이노아시아‘, 다큐멘터리영화인 및 산업관계자 네트워킹인 ’독스퀘어‘가 새롭게 런칭되어 영화제의 산업적 미래를 확장시킬 예정이다.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답게 지역 시민, 커뮤니티를 위한 풍성한 영화축제도 준비되었다. 초창기 부산국제영화제의 산실이었고, 축제의 현장이었던 부산 남포동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커뮤니티비프’가 열린다. 조원희 커뮤니티비프 운영위원장은 올해 관객이 직접 프로그래머가 되는 ‘리퀘스트시네마:신청하는 영화관’, 한예종 영상원 30주년을 기념하여 출신감독 30명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프로젝트30> 상영을 비롯하여 ‘마스터톡’, ‘블라인드시네마’, ‘커비컬렉션’, ‘취생몽사’ 등 다양한 참여와 체험의 영화축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한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17일부터 26일까지,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열린다.
[사진=부산국제영화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