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2006년 1월, 첫 방송을 시작해 20년의 대장정을 이어온 KBS <영상앨범 산>. 국내 최장수 산행 전문 프로그램으로 1,001회 방송을 맞이했다. 그동안 국내의 산은 물론 아시아,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극까지 지구 곳곳의 명산을 담기 위해 치열하게 달려온 제작진의 여정과 촬영 현장에서의 숨겨진 노력을 공개한다. 벅찬 감격의 순간들을 돌아보며, 함께했던 출연자들의 축하 인사와 진심 어린 마음이 <영상앨범 산>의 발자취를 한층 빛낸다.
한여름의 지리산국립공원. 좁고 험한 산길이라는 촬영 현장의 특성에 맞춰 정예 멤버로 움직이는 제작진의 부지런한 발걸음을 따라가 본다. 드론과 예비 장비, 배터리, 행동식까지 든 배낭이 묵직하다.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린자니산. 장비를 짊어진 채 미끄러운 화산재 길을 오르던 중 조연출의 다리에 경련이 일어났다. 일행이 급히 마사지해 위기를 넘긴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는 눈사태가 촬영팀을 덮치는 아찔한 상황도 발생했다. 그 험난한 길 위에서도 촬영은 멈추지 않는다.
영상앨범 산
남아프리카공화국 드라켄즈버그산맥의 종주길. 불어난 계곡을 건너는 와중에도 촬영팀은 카메라를 놓지 않고, 젖은 수풀에서 야영하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눈부시게 아름답지만, 곳곳에 위험이 도사린 설산, 뉴질랜드 마운트 쿡. 서로의 몸을 로프로 묶고 빙하가 갈라진 거대한 크레바스를 피해 험난한 탐험의 길에 오른다. 켈먼 산장에 도착해 눈 폭풍이 잠잠해지길 기다리지만, 무려 이틀간 고립되기도 한다. 대자연 앞에서의 기다림과 인내도 여정의 한 부분이다.
중국 쓰촨성에 자리한 해발 6,204m의 거니에션산은 티베트 불교의 신성한 산이다. 산소가 희박한 고산지대에서도 촬영을 위해 제작진은 빠르게 적응하며 신비로운 풍경을 담아낸다. 이번 무대는 설악산 최대의 암릉, 공룡능선으로 옮겨진다. 살을 에는 칼바람에 손가락이 곱아 카메라 조작조차 쉽지 않다. 눈 쌓인 험준한 바위와 세찬 바람과 맞서며, 함께해준 출연자와 동료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영상앨범 산
스위스 브라이트호른 등반은 전문 산악인이 아닌 제작진에게 큰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해발 4,164m의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산. 직벽과 칼날 능선을 선택한 일행은 서로의 자일을 연결해 오른다. 길이 험할수록 더욱 생생한 장면과 새로운 풍경을 포착할 수 있다는 믿음이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세계 곳곳의 고산과 오지를 누비며 대자연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시청자에게 전달해 온 김석원 PD. 20년간 프로그램을 이어오기까지 그의 숨은 노력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본다. 국내외 명산과 대자연,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한 열정의 기록을 <영상앨범 산>과 함께 만나본다.
[사진 = KB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