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 캡처
가족을 감금하고 인질극을 벌이던 범인이 영상 통화로 고등학생 딸의 시신을 전송했다.
인질극이 벌어진지 한 시간 여 만에 용인에 있던 이종화 위기 협상 전문가가 안산 현장에 도착했다. 사건 현장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자 협상팀은 범인이 자극받기 전 협상을 마치기 위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범인의 요구는 단순했다. 할 얘기가 있으니 아내를 집으로 들여보내라는 것. 범인은 아내의 남자관계가 복잡하다고 주장했고 아이들에게 그 실체를 밝혀야 한다며 고집을 부렸다. 이어 “아내가 집으로 들어오지 않을 경우 애들을 죽여버릴 거예요.”라는 협박 메시지를 전했다.
협상팀은 범인이 아내를 만나고 싶다는 명확한 목적을 파악했음에도 쉽사리 아내를 현장으로 들여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범인이 경찰특공대의 강제 진압을 의심할 수 있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판단이 요구됐다.
위기 협상팀은 이례적으로 아내에게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도록 했다. 아내의 목소리를 확인한 범인은 “그 남자한테 아무리 빠졌어도 나한테 왜 그랬냐. 바람이 나서 나를 왜 무시하는 건데.”라며 아내의 외도를 탓하는 듯한 원망을 쏟아냈다. 이에 아내는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어.”라며 최대한 말을 아꼈다.
협상 담당자가 범인의 억울함에 공감하며 대화를 시도했다. 태도가 달라진 범인은 존댓말을 쓰면서 형사에게 답답한 심정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형사가 범인을 설득하는 사이 경찰특공대가 진입로를 확보했다. 하지만 둘째 딸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 속에서 섣불리 현장에 침입할 수는 없었기에 협상팀은 둘째 딸의 신변 확인에 나섰다.
이에 범인은 둘째 딸이 이미 죽었다며 영상 통화로 방 한 쪽에 죽은 듯 누워있는 여성의 모습을 전송했다. 조사 결과 범인이 과거 둘째 딸을 성폭행 하려다 미수에 그쳤던 추악한 사건과 함께 수차례에 달하는 폭행 전과가 밝혀지며 충격을 안겼다.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 현장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전 수사 과장 김복준과 MC 안현모, 이지혜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치밀하게 범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친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5분에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