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영화에서 토키시대로 막 접어들면서 벌어지는 영화판의 즐거운 사랑이야기 ‘사랑은 비를 타고’( Singin' In The Rain, 1952)는 진 켈리의 흥겨운 탭 댄스가 일품이었던 클래식 무비이다. 그 제목을 따온 ‘사랑은 노래를 타고’가 KBS 저녁(8시25분 방송) 일일드라마로 만들어진다. ‘KBS 뉴스9’ 앞에 방송되는 이 시간대는 30년 이상 시청자를 사로잡아온 붙박이 가족시청 드라마타임이다. 주인공은 씨스타의 다솜, 김다솜이다. 올해 21살. 이번 KBS 가을개편으로 뉴스만 젊어진 것이 아니라 드라마도 젊어지는 셈이다.
어제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는 11월 4일부터 방송되는 KBS 1TV의 새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KBS 박태원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덕건 피디와 백성현, 김다솜, 김형준, 황선희, 곽희성 등 젊은 출연배우들이 참석하여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사랑은…'은 무대에 미친 듯이 서고 싶어 하는 뮤지컬배우 지망생인 공들임(김다솜 분)이 꿈과 사랑을 이루는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공들임이 가진 건 꿈밖에 없는 여자라면 그 맞은편에는 꿈을 잃어버린 남자 박현우(백성현 분)이 있다. 뮤지컬 배우를 꿈꿨지만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꿈을 포기하고 ‘날리리 낙하산’ 변호사가 된 박현우. 무의한 삶을 살던 그에게 첫사랑과 무대의 꿈이 동시에 찾아온다.
이 두 사람을 주축으로 이야기는 더 펼쳐진다. 박현우를 짝사랑하는 공들임의 언니 공수임(황선희), 그녀를 짝사랑하는 뮤지컬 연출가 한태경(김형준), 공들임을 놓고 박현우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공연예술 투자회사 팀장인 윤상현(곽희성)이다.
이번 드라마의 연출은 이덕건 피디는 '사랑아 사랑아' '바람불어 좋은 날' '미우나 고우나' ‘별난 여자 별난 남자’ 등을 연출한 KBS드라마국의 베테랑 연출자. “뮤지컬을 하고 싶어 하는 여자 애가 꿈을 향해 달려가는 가족드라마”라고 ‘사랑은 노래를 타고’를 소개한 이 피디는 특별히 뮤지컬을 끌어들인 이유에 대해서 "안방극장에 뮤지컬이란 장르가 대중에게 더 친숙해지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이 드라마를 기획하게 됐다. 뮤지컬을 정통적으로 하는 분들이 보면 질적으로 낮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뮤지컬을 시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요즘 라이선싱으로 국내 무대에 오르는 초대작 뮤지컬이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둔 듯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도 '맘마미아'다. TV드라마에서는 쉬운 곡들 위주로 구성해서 시청자들이 볼 때 낯선 느낌이 아니라 그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뮤지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걸 그룹 씨스타의 막내 다솜은 시트콤 ‘패밀리’에 이어 두 번째 드라마에서 주연 자리를 꿰찼다. "천방지축 왈가닥이면서 정도 많고 따뜻하고 허당기가 있는 스물 네 살의 소녀"역을 맡았다며 “많이 부족하고 첫 주연이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데, 그냥 열심히 하겠다는 말 한마디 믿어주시고 잘 가르쳐주셔서 감독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다솜은 "연기를 굉장히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좋은 기회가 왔다. 씨스타 활동을 하면서 드라마를 하는 게 육체적으로 고될 수 있지만 아주 행복하게 하고 있다. 많은 분이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부담이 많이 되지만 열심히 해서 KBS의 간판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에 누가 되지 않도록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다. 내 한 몸 부서져라 열심히 재미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랑은 노래를 타고’는 백성현, 김다솜, 김형준, 황선희, 곽희성 등 젊은 연기자와 김혜옥, 이정길, 반효정, 선우재덕, 김혜선, 정승호, 김예령, 박웅 등 중견 탤런트도 대거 출연한다.
뮤지컬이 소재로 등장하는 일일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는 현재 방영 중인 '지성이면 감천' 후속으로 오는 11월 4일 밤 8시 25분 첫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