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를 클래식처럼, 클래식을 가요처럼. 일요일 오후 방송되는 KBS '열린 음악회'가 1,000회를 맞이했다. 내달 10일 1천회 특집방송을 앞두고 어제 저녁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어제 오전부터 진행된 리허설을 잠시 중단하고 KBS홀 옆 대기실에는 KBS관계자와 함께 ‘열린 음악회’가 특별히 사랑한 가수들이 기자간담회를 위해 속속 모였다. 프로그램 MC인 황수경 KBS 아나운서를 비롯해 장성환 KBS TV본부장, 박태호 예능국장, 김종윤PD, 가수 이미자, 조영남, 인순이, 김태우, 소냐, 알리, 소녀시대, 2NE1 등이 참석했다.
'열린 음악회'는 지난 1993년 5월 9일 처음 방송돼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20년의 세월동안 1,000회를 꼬박 채우면서 야외공연 293회, 출연자 1만6311명, 연주된 곡 3만 5451개, 청중 524만8800명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KBS의 장성환 TV본부장은 축사를 통해 "한 프로그램이 시장에 출시 된 뒤 1000회까지 온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타이틀처럼 모든 음악 장르를 초월해 관객들과 공감했다. 클래식부터 팝, 대중음악, 뮤지컬, 국악까지 모든 장르의 음악들이 한 데 어우러졌고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이틀처럼 장르를 초월하는 음악이 모여 관객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이는 KBS의 공적 책무이자 최고의 서비스"라고 덧붙였다.
‘열린음악회’의 안방마님, 터줏대감 황수경 아나운서는 지난 1998년부터 15년간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기쁜 마음보다 먹먹하고 벅찬 마음이 크다. 1000회까지 올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눈물 쏟아질 만큼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작진과 출연자, 관객이 함께 이뤄낸 귀한 탑"이라며 "탑이 잘 지켜지고 빛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랑과 관심, 애정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20년 동안 1천회가 방송될 동안 가장 많이 열린 음악회 무대에 오른 가수는 누구일까? 바로 조영남이었다.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조영남은 "내가 1000년을 살 수는 없지만, '열린음악회'의 1000회는 마치 내가 1000년을 산 느낌이다"고 말했다. 조영남은 열린음악회에 출연하기 위해 전날 독일에서 입국했다며 "내가 '개털'일 때 '자니윤 쇼'와 '열린 음악회'가 있었기에 재기할 수 있었다. 덕분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특유의 입담을 털어놓았다.
'열린음악회' 초기무대부터 함께해 온 대가수 이미자는 "저는 가요계에 데뷔 한지 오래됐기에 프로그램 초창기부터 출연했다. 지금까지 출연할 수 있던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고 가슴 뿌듯하다"며 “1만회, 그 이상 방송되는 열린음악회가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가요프로그램을 이끈 KBS에도 감사하다. 선배가수로서 후배들에게 '열린 음악회'가 무궁하고 알찬 무대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열린음악회는 1996년 미국과 오스트리아 빈 공연을 시작으로 2002년 일본공연, 2003년 하와이 공연, 2004년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러냈으며 2005년에는 금강산 온정각 광장에서 북한의 가수들과 함께 ‘열린 음악회’공연을 함께한 기록도 가지고 있다. 시청자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열린 음악회’는 1994년 21회 방송대상 대상, 2004년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음악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11월 10일(일) 오후 5시 10분부터 110분간 방송될 ‘열린음악회’ 1000회에는 이미자, 조영남, 인순이, 주현미, 자우림, 김태우, 소냐, 알리, 소녀시대, 2NE1과 소프라노 김영미, 바리톤 김동규, 섹소폰 연주자 대니정 등이 출연한다. 이날 20년 프로그램의 15년 진행자 황수경 아나운서는 김태우, 소냐, 알리와 함께 무대에 올라 ‘열린음악회’ 최다 애창곡으로 뽑힌 ‘남행열차’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