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생태 수도 전라남도 순천에서 <동네 한 바퀴> 330번째 여정을 시작한다.
순천부 읍성 서문터가 자리한 문화의 거리에 도착한 이만기. 1872년 순천부 지도를 보며 과거 순천의 모습을 엿보았다. 순천부 읍성은 1430년 최윤덕이 석성으로 쌓았으며, 성 내부에는 지방의 행정을 담당하던 주요 시설들이 있었다는데. 1909년 이병휘 군수가 부임한 뒤 성곽을 철거하여 지금은 그 모습을 알 수 없지만 향동 골목길을 걸으며 옛 순천 한 바퀴 돌아본다.
순천의 대표적인 원도심이었던 청수골은 10년 전만 해도 도시가스는커녕 하수도조차 들어오지 않았던 낙후된 곳이었다. 새뜰마을 사업으로 순천시가 버려진 한옥을 사들여 식당으로 탈바꿈했다. 또, 손맛이 좋기로 유명했던 동네 주민을 선발하여 운영했다. 주부였던 이들이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집밥이다. 정성 가득한 집밥을 이만기도 배불리 먹고, 다시 동네한바퀴를 돌아본다.
순천의 오래된 원도심, 흙으로 지어진 집 한 채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삿갓 모양의 지붕이 이만기의 발걸음을 멈췄다. 들어서면 온갖 바다 물고기가 펼쳐진다. 홍어, 복어, 광어, 삼식이, 아귀, 짱뚱어까지 끝없이 종류도 많다. 다기를 만드는 것이 지루해 바다 생물 오카리나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도공 장성주(48) 씨. 행복하지만, 큰돈 안 되는 도예가의 삶을 응원해주는 건 언제나 가족이다. 그 응원에 힘입어 흙과 바다에 진심인 성주 씨가 오늘도 물고기 오카리나를 빚어낸다. 숨을 불어넣으면 완성되는 순천만 짱뚱어의 아름다운 가락을 이만기도 힘껏 불어본다.
순천 연향동엔 동네 주민들이 입 모아 추천하는 30년 역사의 동네빵집이 있다. 조계훈(65), 조훈모(61) 형제가 운영하는 이곳은 이제 아들까지 대를 이어가는 유서깊은 빵집이다.
순천의 명물, 낙안 배를 사용해 만드는 배 빵을 비롯해서, 창업 때부터 만들어온 3단 초콜릿 케이크 쉘브론이 대표 메뉴다. 17살에 제과제빵을 시작한 계훈 씨가 까다로운 공정의 3단 쉘브론을 꾸준히 만드는 이유는 온전히 손님들을 위해서다. 남들보다 덜 자며, 손으로 빼곡히 써 내려간 연구 노트에서 그가 얼마나 빵과 손님들에게 진심인지 엿볼 수 있다.
오늘의 삶도, 어제의 이야기도, 행복한 노래가 되는 동네 전라남도 순천. 멜로디처럼 아름다운 삶을 일궈가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7월 26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 <동네 한 바퀴> [330화 노래가 되다 – 전라남도 순천] 편에서 공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