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나가기 힘든 지금 이 시국, 마음에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는 단막극이 안방 극장을 찾아왔다.
KBS '드라마 스페셜 2020-나들이'(연출 유관모)는 치매 판정을 받는 할머니 금영란(손숙 분)이 과일 장사를 하는 방순철(정웅인 분)과 나들이를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지난 3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영된 '나들이'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주연 배우 손숙, 정웅인, 그리고 연출을 맡은 유관모 PD와 만났다.
Q. KBS 스타 연예 구독자 분들에게 자신이 맡은 역할 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손숙 - 안녕하십니까. KBS 스타 연예 구독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나들이'라는 단막극에서 금영란 할머니 역을 맡은 배우 손숙입니다.
정웅인 - 안녕하세요. KBS 스타 연예 구독자 여러분, 이번에 KBS 단막극 '나들이'에서 방순철 역할을 맡은 정웅인입니다. 반갑습니다.
유관모 PD - 안녕하세요. KBS 스타 연예 구독자 여러분, '나들이' 연출을 맡은 유관모 PD입니다.
Q. 이번 작품을 제작하게 된 계기와 배우 캐스팅 계기를 밝혀주신다면요?
유관모 - '나들이'라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감동을 받았어요. 제가 고민하는 지점들이 많이 담겨 있고 깊이 있는 대본이고 인간의 여러 가지 면을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이어서 끌렸었습니다.
두 배우 분들의 캐스팅은 운이 좋았죠. 손숙 선생님은 에피소드가 하나 있어요. 제가 조정래 감독님의 '귀향'이라는 영화의 촬영 현장에 현장 스케치를 하러 갔었어요. 손숙 선생님은 인터뷰를 한번 했습니다. 그때 첫인상이 기억에 남았고요.
정웅인 선배님은 '99억의 여자' B팀 연출을 할때 뵈었는데, 대본에 나와 있는 것보다 플러스 알파가 있는 배우라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연출이 기대하는 것 이상의 뭔가가 나오는 것을 보고 '정웅인 배우님이 해주시면 내가 든든하겠다'라는 생각을 가졌었죠. 손숙 선생님도 정웅인 선생님 원래 좋아하셨다고 하셔서 셋이서 만날 운명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Q. 두 배우 모두 시청자들을 울리는 연기로 유명하시잖아요. '나들이'에서 먹먹한 연기를 선보이며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일까요?
정웅인 - 저는 대본을 받아 봤을 때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50대 후반에 일찍 돌아가셨는데 그 아버지의 모습이 제가 맡은 역에 투영이 되면서 아버지 과거에 1톤 트럭 장사를 하시던 모습, 생활고에 시달리시고, 그러다 보니 본인의 몸을 돌보지 못하시고 그런 모습들이 생각났어요. 항상 손에 뭐 생각나면 쓰셨어요. 메모하는 것들을 늘 주머니에 갖고 다니셨고, 그림도 좋아하셨고, 국문학 같은 것에 관심이 많았던 그런 모습이 너무 생각났어요. 제가 닮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였는데 방금 예고편을 보니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생각나더라고요. 아버지 50대 때의 모습을 한번 더 생각하고 대사를 읊으면 그 자체가 방철순 역에 몰입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손숙 - 제가 작품을 처음 받으면 집에서 혼자 소리내어서 읽어보는 습관이 있어요. 이 작품을 받고 소리를 내서 해봤는데 어느 순간에 엄마 산소에 갔던 장면에서 제가 울고 있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살았던 할머니가 치매 판정을 받고, 느꼈을 막막함이라든가, 자식에 대한 생각이라든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회한이라든가, 그런 것들이 가슴에 굉장히 와닿았어요. 그래서 이 작품을 같이 하게 됐어요.
제가 솔직하게 말하면 사람 인지 능력이 떨어져요. 유 감독과 '귀향' 때 인터뷰를 한 기억은 있는데 그것이 유 감독이었던 것은 몰랐어요.(웃음) 너무 미안해요.
정웅인 - 그래도 촬영 내내 저희를 기억해줘서 너무 감사드려요 선생님. 저를 한번도 잊어버리지는 않으셨어요. "저 배우 누구니?"라고 물어본 적 한번도 없으시고... 다행이에요 선생님.(웃음)
Q.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끼고 싶을 정도 부럽네요. 이 모습을 보니 제작 현장 사진에서도 모든 스텝들 표정이 좋았던 것이 기억나네요.
손숙 - 가족 같았어요. 우리 감독은 신만 끝나면 사진 찍자 그래. 단체 사진을 많이 찍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정웅인 - 유 감독님의 성향으로 봐선 '나들이'랑 안 맞아요. 제가 봤을 때는 굉장히 밝은 코미디 있잖아요? 슬랩스틱 코미디 이런 게 맞지, '나들이'랑은 안 맞아. 그런데 아주 잘 했어요.
Q. 촬영하면서 인상에 가장 많이 남았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유관모 PD - 바다에서 영란 할머니가 모래를 발 위에 얹으시면서 방순철 아저씨한테 "이래서 죽으면 모래에 안 묻나봐"라고 말하는 신이 있어요. 할머니 발에 모래가 많이 묻었어요. 대본 상에는 손으로 턴다고 되어 있는데 정웅인 선배님께서 손으로 터는 것보다 손수건으로 터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해주셨는데 제가 마침 손수건이 있었어요. 거기서 바로 손으로 털고 손수건을 깔고 발을 올려놔주셨는데 그걸 손으로 털었으면 느낌이 안 살았을 것 같아요. 그 다음 대사를 하지 않아도 그걸로 마음이 다 보여지는 거에요. 현장에서 일어나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어요.
정웅인 - 자식을 위해 돈을 빌리는 방순철이 할머니한테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신이 있어요. 돈을 빌린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자체에 대한 자책 때문에 금영란 할머니 앞에서 무릎을 꿇는 장면이 있어요. "선생님 제가 그런 마음을 먹었다는 자체가 죄스럽습니다"라고 슬퍼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분위기를 묘하게 묘사한 여명재 작가님의 가능성이 보였고 그 부분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원래 부인과의 대화 장면에서 '그런 경제적인 것을 못해주면 부모가 아닌 거냐, 그럼 부모가 되기 위해서 사람이 안 되도 되는 거냐'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어요. 그 대사도 잘 쓰셨어요. 저에겐 그 두 장면이 너무 와닿네요.
손숙 - 처음에 갈 때는 '촬영을 해야되니 가나 보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갈 때는 진짜 나들이 가는 느낌으로 재밌게 다녔던 생각이 나요. 정웅인이 처음에 나를 안 데려가려고 해요. 그런데 악착같이 할머니가 따라가거든요. 자기 엄마 무덤을 찾아갔는데 처음에는 무덤을 안 가고 돌아가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도 조금 짠했고, 그 다음에 치매 판정을 받고 막막한 상황인데 자식들은 자기 엄마 돈만 생각하는 거잖아요. 그런 대사가 있어요. "나는 네 엄마지, 네 지갑이 아니야" 그때도 자식이 부모한테 바라는 것이 뭘까. 엄마의 마음을 어느 정도나 알고 있는 것일까. 나도 내 부모에게 마찬가지였을 것이고, 내 아이들에게 어떤 마음일까,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나들이'를 나갈 수 있는 시국을 견디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응원의 한마디씩 부탁드릴게요.
유관모 PD - 저희도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요. 정말 국민 한 분 한 분께서 다 힘을 모아서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정말 우리가 '나들이' 나갈 수 있는 하루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저희 단막극 보시고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웅인 - 저희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잘 이겨내리라 생각이 들고요. 코로나도 우리 쪽으로 '나들이' 왔나 보네요. 사라질 수 있는 그런 쪽으로 '나들이' 갈 수 있게 저희가 잘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손숙 - 희망을 잃지 마시고 지금 이 순간에 가라앉으시면 안 될 것 같아요.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낸 국민들이니까 이것도 잘 이겨내시리라고 생각합니다. 늘 용기와 희망을 잃지 마시고 가족 간에 서로 많이 사랑하시는 시간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진행= 정지은 / 영상편집 정영인 (KBS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