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2025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의 시그니처 행사인 ‘배우특별전’, 2025년 올해의 얼굴로 배우 이병헌이 선정되었다.
지난 4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은 신철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이병헌과 50분 정도 진행되었다.
이병헌은 "행복하고 기쁘지만 민망하기도 하다. 영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특별전을 할 만큼 잘했었나 싶다. 배우로서 자신에게 뿌듯하고 보람차다. 앞으로 세월이 더 지나, 30년 후에 부천영화제에서 또 한 번 특별전을 하고 싶다. 그 때 다시 불러주시면 영광일 것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이병헌의 연기 인생 30여 년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 10편이 특별 상영된다. 배우 본인이 선정한 △'공동경비구역 JSA'(2000) △'번지점프를 하다'(2001) △'달콤한 인생'(2005) △'그해 여름'(2006) △'악마를 보았다'(2010)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내부자들'(2015) △'남한산성'(2017) △'남산의 부장들'(2019)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를 만나볼 수 있다.
이병헌의 자신의 출연작에 대해 “30여 년을 연기했지만 아들에게 보여준 작품은 세 작품뿐이더라. 작품을 보여줄 수는 없고, 출연한 모습의 클립을 보여주었다. 아들이 드라마 캐릭터와 저를 혼동해서 보았다. 최근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더빙을 하고는 아들에게 보여주는데 아빠가 누구냐고 하더라. 데몬(악령)이라고 했더니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만 보겠다고 했다. '왜 자꾸 ‘데몬’이나 ‘프론트맨’을 하냐고 하더라. 아들에게는 내심 상처인 것 같다.”고 말했다.
BIFAN2025 '더 마스터: 이병헌' 기자회견
넷플릭스에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관련 이병헌은 “몇 년 전 미국의 갔을 떄 소니 픽처스에서 연락이 왔다.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을 때였지만 소니 픽처스가 K팝을 주제로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이 놀라웠다. 스트리밍을 통해 이 작품을 선보였을 때 얼마나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 들기도 했었다. 한국과 달리 완성본이 아닌, 제가 보기엔 엉성한 상태의 그림을 보고 더빙을 했다. '이 작품은 안 되겠다. 그림 좀 더 잘 그리지'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글로벌한 열광이 믿기지 않을 만큼 행복하고 신난다.”고 밝혔다.
작품마다 ‘얼굴’과 ‘안구’를 갈아 끼운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병헌은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이 많고, 그 사람들의 처지 또한 다르다. 제가 언제 어떤 인물을 연기할지 모르니 폭넓은 공감대를 갖고 사람들을 관찰해야 한다. 그렇게 사람들을 관찰하고 추측하면서 답을 찾아간다. 그게 정답이 아니더라도, 내 안에 확신을 갖고 생각하는 게 연기자로서 공감대를 넓히는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연기에 대한 자세를 밝혔다.
한편 작금의 한국 영화계와 극장가의 암울한 미래 전망에 대해 “영화인들과 만날 때마다 영화의 위기와 극장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확실히 위기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 탈출구가 있을 것이다. 훌륭한 작품을 만든다면,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할리우드 작품 이상으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선보일 기회가 생긴다. 지금 어마어마하게 달라지는 상황이 생겼다"며 “지금 비록 극장과 영화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생각도 한다. 거창하게 말하면 지금은 혁명의 시기인 듯하다. 안착하기 직전 정신없이 굉장히 큰 과도기를 겪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BIFAN2025 '더 마스터: 이병헌' 특별전시회
한편, 이번 이병헌 배우 특별전을 기념하는 특별 책자가 발행되었다. 김도훈, 김소미, 김형석, 민용준, 허남웅 등 평론가와 기자들이 필진으로 참여한 이번 특별 책자에는 다양한 장르와 서사 안에서 빛을 발하는 이병헌을 입체적으로 관찰하는 평론과 배우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이병헌이 말하는 이병헌’ 등이 담겨 있다. 김지운, 박찬욱, 엄태화, 황동혁 등 작품을 함께한 감독과 영화인들이 말하는 이병헌에 대한 내용도 수록돼 있다. 전자책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중앙일보 프리미엄 지식 구독 플랫폼인 ‘더중앙플러스’를 통해 공개되었다. 그리고, 영화제 기간 현대백화점 중동점 유플렉스 1층에서는 배우 이병헌의 필모그래피를 조망하는 특별 전시 ‘더 마스터: 이병헌, 그의 영화적 순간들’이 진행된다. 넷플릭스에서 ‘프론트맨’ 이병헌이 썼던 ‘마스크’도 전시되어 있다.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