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뛰어 넘은 우정을 그린 '드라마 스페셜 2020-나들이'가 공개된다.
'나들이'(연출 유관모)는 치매 걸린 할머니 금영란(손숙 분)과 과일 트럭을 모는 아저씨 방순철(정웅인 분)의 우정이 담긴 드라마다. 방순철이 장사할 물건을 구매하러 가는 길에 금영란이 합류해 떠나는 두 인물의 '나들이'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을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유관모 PD는 작품에 대해 "가족을 생각하게 만드는 드라마다. 시청자들이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드라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에 방영된 '드라마 스페셜 2020-크레바스'에 참여했던 여명재 작가님과 다시 함께 작업했다. 시나리오를 보면 두 인물이 어느 시점에서는 자식이었다가 어느 시점에는 부모가 된다. 사람에게 여러 가지 면이 있는데 처지가 다르고 위치가 다를 때 인간으로서 고뇌하는 면들이 시나리오에 깊이 있게 담겨 있었다. 여운도 있고 감동도 있다"며 작품 제작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영양 돌솥밥 같이 천연 재료로만 만들어진 작품이다. 자연스러운 연기가 담겨져 있다"며 작품에 참여한 배우들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숙 배우는 자신이 맡은 금영란 역에 대해 "평생을 자식만을 위해 살다가 방순철을 만났고 새로운 시기를 맞게 되는 따뜻하고 애잔한 역할이다. 이렇게 말하면 둘이 결혼이라도 한 것 같은데 애정이 아니고 우정이다"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나이가 드니까 치매 할머니 역을 많이 하게 되더라. 하지만 그런 것들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방순철과의 우정이 그려진 부분이 좋았다. 나는 단막극에 매력을 느껴온 사람이다. 단막극을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기에 이번 기회가 반가웠다. 단막극은 KBS가 제일 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감독을 만났는데 굉장히 젊었고 이야기가 신선하더라. 즐겁게 작품을 시작했다"며 작품에 참여한 계기를 밝혔다.
또한 "연기하는 거 밖에 재주가 없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연기가 재밌다. 내 나이쯤 되면 역할에 대한 욕심, 출연료에 대한 욕심, 상대방과의 경쟁에 대한 욕심이 없어진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임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작품이 '나들이'다 보니 다양한 촬영 장소를 다녔다. 스텝들도 가족같이 똘똘 뭉쳐 다녀서 재밌었다. 조금이라도 얼굴을 붉히거나 짜증을 부리는 사람이 없었다"라며 촬영 당시를 떠올리기도 했다.
정웅인은 방순철 역에 대해 "악착 같이 출판사 일을 하다가 결국 폐업을 하고 아내와 딸과 갈라 서면서 아빠 노릇을 못하게 되는 인물이다. 과일 행상을 하면서 딸에게 주기 위한 돈을 마련하려 노력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인상깊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순철 역을 맡으며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리기도 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다. 나이 들면 아버지를 닮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방금 예고편을 보니 그 안에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는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지만 시를 썼고 그림을 그렸는데 작품을 보면서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고, 그래서 작품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참여하게 된 계기를 언급했다.
그는 이번 작품까지 벌써 세 번이나 KBS가 제작한 단막극에 참여했다. 그만큼 단막극에 애정이 깊은 그는 "가족들이 같이 볼 수 있고, 아이들이 커서도 당당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이것 또한 단막극이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나들이'를 찾아줄 시청자들을 향해 온기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정웅인은 "부모님한테 전화 한 통화 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으며 손숙은 "온 가족이 함께 앉아서 볼 수 있는, 코로나 시대에 서로 따뜻한 교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며 훈훈한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드라마 스페셜 2020-나들이'는 오늘(3일) 밤 10시 40분에 공개될 예정이다. (KBS미디어 정지은)
[사진= KBS '드라마 스페셜 2020-나들이' 제작발표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