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 캡처
온몸이 젖은 채 사망한 청년의 시신이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박종철 시신의 부검을 맡은 황적준 박사는 부검 이후 예고도 없이 치안본부로 이송됐다. 그는 자리를 가득 채운 경찰 고위 간부들에게 “심장마비에 의한 쇼크사로 합시다.”라는 압박을 받았다.
MC 안현모는 "사망 원인을 직접 정해 주네요?”라고 반응하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후에도 간부들은 “정권이 바뀔 만한 사건이다.”라며 압박을 이어갔고 회유와 협박에 시달리던 그는 고심 끝에 아주 구체적인 부검 기록을 남기며 진실의 편에 섰다.
박종철의 시신 곳곳에서 피하출혈, 일명 멍이 발견됐다. 입술은 안쪽에서 찢어져 있었고 전신 곳곳에 외부의 강한 힘으로 생긴 상처들이 가득했다. 뇌에서 지주막하 출혈이 확인되면서 사망 전, 장시간 폭행에 노출됐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특히 폐에서 발견된 특정 소견은 박종철 군이 고문을 당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스모킹 건이 되었다. 폐에서 강물에 사는 플랑크톤이 발견됐고 익사 사체에서나 발견될 수 있는 흔적들이 가득했다. 이를 증거로 피해자가 고문을 당했다는 기사가 게재되기 시작하며 사건의 진실이 세상 밖으로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MC 이지혜는 “작은 의심 하나도 지나치지 않은 검안의와 법의학자 덕분에 어두운 진실이 밝혀질 수 있었다.”라며 안타까운 청년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담당자들의 용기에 감탄했다.
물고문에 의한 익사로 예측됐던 박종철의 사인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판명됐다. 갑상샘 주변과 목 근육 내부의 다발성 출혈이 발견됐고 이는 목에 강한 충격이 가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 결과 509호에 자리하고 있던 욕조에서 물고문이 자행됐고 욕조 턱에 박종철의 목이 눌리며 압박이 가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 현장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전 수사 과장 김복준과 MC 안현모, 이지혜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치밀하게 범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친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