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 캡처
10일 방송된 KBS 2TV <스모킹 건>에서 1987년 대한민국 현대사에 충격을 안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재조명됐다.
1987년 1월 14일, 의사 오연상이 “환자가 위급하다.”라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남영동 대공분실로 향했다. 509호실로 들어간 의사는 간이침대에 누워 있는 청년의 상태를 급히 살폈지만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다.
시신은 팬티 한 장만 입고 있었고 전신이 젖어 있었다. 의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급하게 시신을 수습하는 형사들의 행동에서 비정상적인 기운을 읽었다.
책임자로 보이는 형사가 “응급실로 옮겨서 전기 충격기라도 한 번 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를 주장하며 시신을 응급실로 옮길 것을 제안했다. 담당의는 이미 사망한 시신이 응급실로 옮겨질 경우 의료 사고 오명을 쓰게 될 것을 우려해 전화로 의사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대학 병원 응급실 입구에서 시신을 응급실로 옮기려는 형사들과 인간 방패 벽을 만들어 이를 저지하는 의사들의 대립이 시작됐다. 의사들은 “시신은 영안실로 옮겨라.”라며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고 이에 경찰들은 시신을 경찰 병원으로 옮겼다.
이후 형사들은 최초로 시신을 살폈던 의사 오연상을 다시 찾아가 사망진단서를 요청했다. 이에 의사는 ‘사망진단서’를 두 줄로 가로 그었고 ‘사체검안서’라고 정정한 뒤 문서를 작성했다. 이는 추후 박종철 사망의 진실이 세상에 밝혀지게 되는 결정적인 열쇠가 됐다.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 현장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전 수사 과장 김복준과 MC 안현모, 이지혜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치밀하게 범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친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