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 캡처
담당 형사의 끈질긴 수사 끝에 결정적인 제보자가 등장했다.
원점으로 돌아가 증거들을 면밀하게 살피던 담당 형사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이가 남긴 메모에서 ‘피로회복제 두 개’라는 구절에 집중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드링크제 빈 병에서는 청산가리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담당 형사는 “청산가리를 피로회복제가 아닌 다른 형태로 먹였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생각의 전환을 시도했다. 형사는 캡슐을 구해 청산가리를 채워봤고 알약 하나 분량으로도 충분히 성인을 사망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형사는 천 씨(가명)가 청산가리를 어떻게 구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통화자들을 일일이 만나고 지인을 만나 탐문을 진행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봤음에도 청산가리의 입수 경로는 좀처럼 파악되지 않았다.
이 때, 뜻밖의 제보자가 등장했다. 그는 자신이 일하는 공장에 남아 있던 청산가리를 천 씨에게 구해다 줬다고 진술했고 이에 형사는 천 씨를 경찰서로 소환했다.
형사는 천 씨를 제보자와 대면 시킨 뒤 잠시 자리를 비웠다. 조사실에 두 명만 남게 되자 천 씨는 “내가 너 먹고 살 거 다 준비해 놨으니까 청산가리는 모르는 일이라고 해.”라며 제보자를 회유하기 시작했다.
조사실에는 녹음기가 돌아가고 있었고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은 천 씨를 재판대에 세우게 할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하지만 3심에서 재판 결과가 뒤집히며 해당 사건이 파기 환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재판부는 천 씨가 지인을 통해 받은 청산가리가 제조된지 20년이 지나 독성이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청산가리는 대기중 이산화탄소와 수분과 만나면 독성이 사라진다. 하지만 범죄에 쓰인 청산가리는 밀폐된 유리병 안에 들어 있었고 전문가는 유리병이 깨지기 전까지는 영구적으로 독성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자칫 풀려날 뻔했던 천 씨는 담당 형사의 꼼꼼한 수사와 대처로 다시 재판대에 섰고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스모킹 건’은 교묘하게 진화하는 범죄 현장 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아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전 수사 과장 김복준과 MC 안현모, 이지혜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치밀하게 범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친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5분에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