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 피에로
영화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프랑스 누벨바그의 대표작인 장 뤽 고다르 감독의 대표작 《미치광이 피에로》(Pierrot le Fou)가 개봉 60주년을 맞아 6월 4일 극장에서 다시 관객을 만난다.
공개된 포스터 속 이미지는, 주인공 페르디낭(장 폴 벨몽도)과 마리안(안나 카리나)이 각각 자동차 창밖으로 몸을 내밀며 입맞춤을 나누는 장면을 정면으로 포착하고 있다. 각기 다른 차에 타고,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있는 두 인물이 중심에서 충돌하듯 키스하는 모습은 해방과 파괴 사이의 팽팽한 긴장 속에 있음을 시각적으로 암시한다.
특히 강렬한 빨강과 파랑, 흰색 티셔츠의 대비는 시각적인 인상만으로도 누벨바그 특유의 자유로운 감각과 실험정신을 환기시킨다. 포스터 상단에는
“새로움, 파격, 광기 — 누벨바그의 가장 결정적 순간” 이라는 카피가 더해져, 1960년대 프랑스 영화의 혁신을 주도한 이 작품의 역사적 위치를 명확하게 전달한다.
1965년 처음 개봉한 《미치광이 피에로》는 한 남자 ‘페르디낭’이, ‘마리안’과 함께 도시를 떠나 남프랑스로 도주하며 펼쳐지는 사랑과 자유, 그리고 충돌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고다르는 이 영화에서 기존의 내러티브를 거부하고, 문학적 독백, 정치적 담론, 즉흥 연기, 만화적 폭력, 실험적 편집을 넘나들며 영화라는 매체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페르디낭과 마리안의 관계는 이야기의 중심이자, 형식의 변주를 위한 무대이며, 궁극적으로는 영화적 자아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고다르식 로드무비로 완성된다.
6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신선한 시각적 충격과 감성적 파열을 안겨주는 《미치광이 피에로》는, 단순한 개봉을 넘어 오늘의 스크린에서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