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 편리함을 팔고 불편함을 지은 집
인왕산 자락 가파른 언덕 위, 눈에 띄는 붉은 벽돌집이 있다. 앤티크한 가구들로 가득 채워진 내부와 그에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정원, 그리고 명산이 모두 내다보이는 풍광. 흠잡을 곳 없는 공간이지만 단점이 있다. 유일한 단점은 바로 평지가 아닌 언덕 꼭대기에 있다는 점. 이는 부부가 ‘불편하게 생활하기 위해서’였다는데. 대체 무슨 사연이 있었을까?
10년 전 갑작스러운 대장암 진단과 함께 수술대에 올라야 했던 남편, 당시 IT 개발자로 장시간 앉아서 일했던 근무 환경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수술 이후 남편의 건강이 걱정되었던 아내는 남편을 이끌고 국내 명산들을 오르기 시작했다. 더불어 삶의 변화를 위해 부부는 원래 거주하던 역세권 평지의 아파트를 처분하고 부암동 산꼭대기에 집을 지어 ‘불편한 삶’을 살기로 마음먹게 되었다.
'건축탐구 집'
이 집에 온 뒤 새로운 삶이 펼쳐졌다는 아내. 원래 간호학을 전공했지만 집을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옛날부터 꿈꿔왔던 미술을 시작하게 되었다. 추진력과 뛰어난 실력 덕에 바로 미대 대학원 입학에 성공하고 지금은 개인전까지 열 정도가 되었다고. “이 집이 아니었다면 시작하지 않았겠죠”라고 말하는 부부는 앞으로 이 집과 함께 성장하며 늙어가고 싶다고 말한다. 불편함을 감수하자 인생을 바꿔준 집을 ‘건축탐구 집’에서 탐구해본다.
'건축탐구 집'
● 귀촌 13년 차, 가성비로 지은 숲속 집
여주 안에서도 오지로 불린다는 동네. 이곳에는 10여 년 전 돌연 직장을 그만두고 귀촌을 택한 젊은 부부가 살고 있다. 주변 모두가 반대했지만,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이곳에 왔다는데, 과연 어떤 이유였을까? 서울 토박이인 아내는 30평대 강남 아파트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었다는데, 남편을 만나 함께 캠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도시를 벗어나 전원생활을 하고 싶어진 것이다.
집짓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땅! 부부는 주택 단지가 아니며, 집 뒤로는 국유지가 껴 있어 숲을 누릴 수 있는 마을 꼭대기 땅을 찾고 싶었다. 무려 2년을 땅을 찾아다녔지만, 마음에 드는 땅이 매매로 나오지 않자 전략을 바꾼 부부. 지적도를 보고 집 지을 곳을 찾은 뒤 땅 주인에게 찾아가 땅을 팔아달라고 했단다. 덕분에 원했던 대로 뒤로는 수천 평 국유림을 덤으로 누릴 수 있는 마을에서도 가장 높은 위치에 집을 짓고, 지금의 탁 트인 환상적인 풍경을 보고 살 수 있었다.
'건축탐구 집'
젊은 나이에 귀촌을 선택한 만큼 전원생활에 뿌리내리기 위해 안 해본 일이 없다는 부부. 최근엔 취미생활까지 경제활동으로 확장시켰다는데? 남편은 집을 지으며 익히게 된 목공으로 가구를 만들고, 아내는 취미로 시작한 라탄 공예로 강의까지 하게 됐다. 도시에서 살던 딸이 직장을 관두고 귀촌한다 하니 처음에는 눈물을 보이셨다는 부모님들도, 지금은 이 집이 너무 좋아 거의 매달 매주 놀러 오신다는데. 말렸던 주변 지인들도 귀촌에 관심을 가지며 부러워한다고. 젊은 나이에 과감한 선택을 했던 부부가 어떤 모습으로 집을 지었을지 5월 20일 (화) 밤 9시 55분, EBS1 ‘건축탐구 집’을 통해 탐구해 보자.
[사진=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