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인사이트’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스터디룸에서는 넷플릭스 코리아가 주최한 ‘넷플릭스 인사이트’ 스터디 세션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발제를 맡은 이성민 교수(한국방통대 미디어영상학과)는 < K콘텐츠를 통한 한국의 소프트파워 효과 분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OTT와 K콘텐츠, 한류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어 이어 강동한 한국 콘텐츠부문 VP와 함께 넷플릭스 사례를 통해 실제 전 세계 K콘텐츠의 위상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공개된 ‘K-콘텐츠와 소프트파워’ 연구는 넷플릭스를 통한 K-콘텐츠 시청이 한국에 대한 인식에 미친 영향력에 대해 K-콘텐츠 확장력이 높은 8개 나라(한국, 브라질, 프랑스, 미국,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되었다.
조사 대상 해외 7개국에서 K-콘텐츠 시청자의 한국 방문 의향은 72%로 비시청자 37%의 약 2배로 나타나는 등 K-소프트파워가 해외 시청자들에게 문화, 역사, 언어를 넘어 한국에 대한 호감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국 외 지역의 넷플릭스 사용자는 비사용자에 비해 한국 문화에 대한 탐구 의향이 더 높았다. 이는 넷플릭스를 통한 K-콘텐츠 시청이 곧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호감도 상승으로 이어지는 ‘넷플릭스 효과’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성민 교수는 넷플릭스가 조사한 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외국인에게 있어 한국 접촉의 핵심 경로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이라며 브라질, 프랑스 등의 국가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K콘텐츠를 가장 많이 시청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즐겨보는 K-콘텐츠는 드라마(60%), 로맨스(54%), 액션(43%), 코미디(43%), 스릴러(39%) 등 다양한 장르의 K-콘텐츠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교수는 “이전의 한류는 사실상 아시아에 한정돼 있었는데, 넷플릭스 한국 진출 이후의 한류는 적용 범위와 국가 브랜드에 미치는 영향에 큰 차이가 있다”며 “우리도 몰랐던 한국의 강점과 문화적 매력을 글로벌 OTT를 통해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부문 VP는 “넷플릭스는 단순히 콘텐츠를 많이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국경과 언어, 문화를 넘는 과정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하게 소개되는 K-콘텐츠는 한국을 PPL한 것이다. 그런 K-콘텐츠의 성공은 한국의 경제 성장과 국격을 높이며 대한민국에 돌아오는 과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인사이트’
넷플릭스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국내 창작 생태계와의 상생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성민 교수는 “그동안 업계가 내수 시장, 아시아권만 바라봤다면, 넷플릭스 이후 다양한 산업이 글로벌 주류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도 기대하게 된다.”며 “넷플릭스가 현재 K-콘텐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장기적 파트너로 자리 잡은 만큼, 넷플릭스와 한국이 Win-Win 하는 관계로 나아갈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고, 강동한 VP는 “넷플릭스는 한국을 ‘창작의 뿌리’라고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다양한 창작자들, 파트너 사들과 함께 K-콘텐츠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동한 VP는 최근 미디어 이슈에 대한 넷플릭스 측 입장을 몇 가지 밝혔다.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한국 콘텐츠는 돈을 주고 보지 않거나, 특정 시간대에 나오는 콘텐츠, 광고가 엄청 들어가는 스트리밍 서비스였고, 그렇지 않으면 불법으로 유통되는 콘텐츠였다. 지금은 외국에서 한국 콘텐츠가 돈을 주고 소비하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를 통해 큰 문이 열린 것이고, 이미 격이 상승한 굉장한 프리미엄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콘텐츠제작비 상승, 개런티 급상승 등에 대해서는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기대 충족을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적으로 투자가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현실적이고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투자를 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투입되는 제작비는 오롯이 창작력과 그 스킬에 대한 보상이다. 당연히 일하는 분에게 돌아가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며 기존 제작 시스템을 이어갈 뜻을 비쳤다.
지상파 방송사 SBS와의 콘텐츠 협업의 효과에 대한 질문에는 “SBS와는 초기부터 협력하고 있었다. 마치 영국에서 BBC와 넷플릭스가 협업의 좋은 모델을 보여준 것처럼 SBS도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SBS의 우수한 콘텐츠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창구가 되었다. 넷플릭스는 여러 방송사와의 긴밀하게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작품에 대한 니즈가 있으니 플러스가 된다. 실제 CJ와 JTBC와는 협업을 한 전력도 있다.”고 밝혔다.
K콘텐츠, 나아가 IP의 넷플릭스 싹쓸이 현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종류의 계약을 하고 있다. 한 제작사와 특정 오리지널을 만드는 것에 대해 작품 단위로는 그런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지만, 수적으로 보자면 넷플릭스와 비슷한 롤을 하는, 커미셔닝을 하는 방송사나 스튜디오와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다른 제작사와 이야기에 투자를 하는 경우, 스튜디오와 방송사는 함께 일하면서 안정화 되는 부분이 있고, 그것이 동력이 되어 더 다양한 작품에 고르게 투자할 수 있다. 오리지널을 만드는 게 스탠더드가 아니라, 이런 밸런스를 의도적으로, 전략적으로 진행해서 상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넷플릭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