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2025 월드투어 [위버멘쉬]
지드래곤이 돌아왔다. 정규 3집 발매와 함께 시작된 세 번째 월드투어 ‘위버멘쉬(Übermensch)’가 29일과 30일 양일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니체의 철학 개념에서 따온 ‘초인’의 서사를 예고했던 ‘지드래곤 2025 월드투어 [위버멘쉬]’(G-DRAGON 2025 WORLD TOUR [Übermensch]) 공연은 지드래곤이 8년 만에 펼치는 솔로 월드투어라서 팬들의 기대가 높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화려한 무대장치와 환상적인 구성을 앞세웠지만, 추운 날씨와 개막 지연, 기대에 못 미치는 라이브 퍼포먼스가 겹치며 완성도 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틀간 6만 명의 관객을 모은 이 공연은 지드래곤의 솔로 월드투어로는 2017년 ‘M.O.T.T.E’ 이후 8년 만이다. 사전 티켓은 16분 만에 전석 매진되며 지드래곤의 인기를 증명했지만, 공연은 평탄하지 않았다. 첫날 공연에서는 개막이 1시간 넘게 지연되었고, 야외 공연장에 앉은 관객들은 찬바람을 고스란히 안은 채 공연 시작을 무작정 기다려야만 했다.
지드래곤 2025 월드투어 [위버멘쉬]
공연은 테크놀로지와 서사를 접목한 대형 스케일로 눈길을 끌었다. 지드래곤은 붉은 장미 재킷과 왕관을 쓰고 등장해 신곡 ‘파워(Power)’로 포문을 열었다. 예열을 마친 지드래곤은 “안녕하세요. 잘 지냈나요.”고 말문을 연 뒤 “지드래곤이 돌아왔다. 8년 만에 공연인데 놀 준비 되셨냐. 저는 부끄러움이 많다. 환호성이 작으면 삐져서 돌아갈 거니까 서로 노력하자"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오늘 날씨가 너무 추운데 이렇게 시작하게 돼 죄송하다. 고양에선 처음 콘서트를 해보는데 이렇게 예쁜 곳인 줄 몰랐다. 꽃밭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공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의 손에 들린 응원봉이 형형색색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날 지드래곤은 다양한 히트곡과 미공개 수록곡을 포함한 무대로 약 2시간 반을 채웠다. 무대 곳곳에는 초대형 에어 벌룬 로봇, 드론 퍼포먼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디에이징’ 영상 등이 더해져 시각적 스펙터클을 선사했다. 과거와 현재의 자아가 대화하듯 구성된 서사는 지드래곤이 지금껏 쌓아온 ‘아이콘’의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지드래곤 2025 월드투어 [위버멘쉬]
특히 ‘소년이여’ 무대에선 데뷔 전 ‘꼬마 룰라’ 시절의 GD가 AI로 재현돼 스크린에 등장했고, 빅뱅 멤버 태양, 대성과 함께한 ‘홈 스위트 홈’ 영상, 그리고 ‘2NE1’의 씨엘(CL)이 무대에 직접 올라 펼친 ‘더 리더스’ 무대는 팬들에게 한밤의 차가운 공기를 열기로 채워주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화려한 라이브 퍼포먼스를 기대한 팬들에게는 큰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공연을 앞두고 홍보 포인트로 삼은 무대 기술은 그다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거대한 U자 조형물을 신경 쓸 여유도, 쏟아지는 컨페티(종이조작 뿌리기)도 잠깐의 이벤트였으며, 계속되는 불꽃(화염방사) 무대효과는 영하에 근접한 봄밤의 추위만을 되새기게 했다.
지드래곤 2025 월드투어 [위버멘쉬]
지드래곤은 공연 말미에 “올해 안에 한 번 더 초대하고 싶다. 우리가 스무 살이 된다. 섹시한 성인식을 준비하겠다.”며 빅뱅 20년의 특별한 공연을 예고해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첫날 공연이 추운 날씨와 지연된 개막으로 팬들에게 초인적 인내력을 요구했다면 둘째 날 공연은 한층 뜨겁고 다이내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빅뱅 멤버 대성과 태양이 무대에 직접 올랐고, 비트박서 윙(WING)도 출격하여 봄밤의 한파를 녹였다. 그리고 드론을 활용한 한밤의 에어쇼도 팬들의 기억에 남을 추억거리로 남겼다.
한편 지드래곤은 오는 5월 10일, 11일 양일간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필리핀 볼라칸, 일본 오사카, 중국 마카오, 대만,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홍콩 등 아시아 7개국 8개 도시를 찾는 월드투어를 이어간다.
[사진=갤럭시코퍼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