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직업
재래시장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 중 하나다. 60년 넘는 역사를 지닌 이곳은 3,200여 개의 점포가 모여 활기를 이루며, 이른 새벽부터 하루가 시작된다. 시장의 상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아침 식사. 상인들을 위해 누구보다 먼저 하루를 시작하는 식당이 있다. 한때 새벽 5시에 문을 열던 이곳은 손님들의 요청으로 점점 더 일찍 장사를 시작했다. 직접 만든 8가지 반찬과 갓 지은 밥 한 그릇이 오랜 단골들을 불러 모은다.
새벽 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또 다른 가게는 떡집이다. 매일 평균 400kg의 쌀을 사용해 시루떡, 제사떡, 콩설기 등 다양한 떡을 만들어낸다. 특히 가장 인기가 많은 가래떡은 재고가 떨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만들어야 한다. 이외에도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한 청년은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가게를 지키며, 좋은 품질의 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직접 상태를 확인하며 공수한다.
시장에는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가게들이 많다. 50년 넘게 한결같은 맛을 지켜온 막국숫집은 매일 아침 메밀을 직접 갈아 반죽하고, 6시간 이상 정성을 들여 육수를 끓인다. 20년 넘게 시장 한편을 지켜온 한약방은 단골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며, 한방 재료를 직접 환으로 만들어 주는 제분소도 운영되고 있다.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새로운 서비스도 등장했다.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기 어려운 손님들을 위해 물건을 집까지 배달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에 100여 개의 짐을 나르며 쉴 틈 없이 움직인다.
전통과 변화가 공존하는 재래시장. 불경기 속에서도 활기를 잃지 않는 이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15일 (토) 밤 9시, EBS1 <극한직업>에서 만나본다.
[사진=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