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병사의 비밀 캡처
김현식이 간경변증 투병 중에도 공연과 앨범 작업에 열정을 불태웠다.
김현식이 녹음에 참여한 ‘비 오는 날의 수채화’가 인기를 얻자 강인원은 김현식과 함께 TV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다. 7월 계절에 맞게 반팔티를 입은 멤버들과 달리 김현식은 간경변증으로 인해 복수가 찬 배를 가리기 위해 긴팔 스웨터를 입고 있었다.
이 당시부터 김현식은 기존의 맑고 시원한 목소리를 버리고 탁하고 목을 긁는 창법을 선보였는데 이는 간경변증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분석됐다. 의사는 “간경변증 말기 환자 목소리와 비슷하게 들린다.”라고 설명했다.
‘비 오는 날의 수채화’는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7주 연속 랭킹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강인원은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한다. 인터뷰를 통해 강인원은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픈 사람을 차마 더 데리고 다닐 수 없었다.”라는 사연을 털어놨다.
간경변증은 만성 염증으로 인해 간 조직이 굳어져 섬유화 조직으로 바뀌게 되는 질환으로 말기에는 간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지며 기능을 상실한다.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병행되어야 하지만 김현식은 치료보다 공연과 앨범 작업을 우선시하며 병을 키웠다.
김현식은 동아기획 대표에게 연락해 6집 앨범 녹음을 재촉했다. 힘겹게 녹음을 마친 뒤 피를 토하며 병원으로 실려간 김현식은 기력을 회복하는 데로 바로 녹음실로 향했고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며 녹음에만 집중했다.
1990년 11월 1일, 김현식은 끝내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11월 1일은 3년 전 친구 유재하가 사망한 날과 같은 날이었다. MC들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노래가 아픈 목소리라는 게 마음 아프다.”라며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김현식을 애도했다.
KBS 2TV ‘셀럽병사의 비밀’은 인류 역사의 정점에 섰던 셀러브리티들의 은밀한 생로병사를 파헤치는 대한민국 최초의 의학 스토리텔링 예능이다. 세상을 떠난 유명인들의 파란만장한 삶과 죽음을 통해 질병과 의학지식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