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작품들로 가득 채워진 ‘2020 서울독립영화제’가 영화인들의 강렬한 소망과 함께 서막을 알렸다.
4일 오전 11시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2020 서울독립영화제’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김동현 집행위원장, 김영우 프로그래머 집행위원, 허남웅 평론가, 민병훈 감독, 배우 권해효, 류현경이 자리한 가운데 ‘2020 서울독립영화제’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어제와 다른 세계’라는 모토와 함께 내보이는 ‘2020 서울독립영화제’에 대해 집행위원장을 맡은 김동현은 주요 프로그램을 설명하며 “코로나를 맞으면서 도시 환경 여러 공동체의 삶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게 됐다”며 이번 해 들어 바뀐 서울독립영화제의 특징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편수가 공모됐다. 결과적으로 108편의 작품이 소개됐다. 장편과 단편을 분리해서 경쟁 시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코로나 사태로 인한 방역 지침에 대해서는 “이번 주말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바뀜에 따라 안전한 플랫폼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견지하겠다. 안전하고 정밀한 방역 방침을 따르고, 방역과 안전 중심의 영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라며 “108편의 독립영화를 오프라인으로 상영할 예정이다. 좌석 방침에 대한 결정은 지금으로부터 2주 후 예매가 열리면 당시 상황과 정부 방침, 지침에 따라 최종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영우 프로그래머 집행위원은 이번 영화제에서 선보일 새로운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그는 “넥스트링크 프로그램은 올해 문을 연 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인 인디그라운드와 함께 독립영화 제작 환경 구축을 위한 사업”이라고 언급하며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예심 심사에 참여한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예심에 참여했는데, 작품 수가 많이 늘었고 단편도 많다. 올해는 상향평준화된 작품들이 맣아서 심사를 하게 되면 반나절을 넘기지 않는게 보통인데 올해는 1박 2일이 걸렸다”며 심사 과정 당시를 떠올렸다.
올해 영화제 또한 여성 창작자들의 참여가 활발했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은 “출품작에 있어 여성 창작자 수가 지난 3년간 증가하는 추세다. 수상 부분에서도 단편에서는 27명중 23명이 여성 감독이다. 여성 창작자가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은 여성의 이야기를 요구하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집행위원장에 이어 허남웅 영화평론가 또한 공모 작품들이 다루고 있는 주요 소재에 대해서 덧붙였다. 그는 “여성 서사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다. 올해는 더 깊이 있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편으로 청년 문제도 많았던 경향이 있다. 낙담하고 슬픈 기조를 지닌 것들 보다는 올해는 힘든 상황 안에서도 좀 더 발전시키고 긍정적인 기운을 뿜는 작품이 많았던 것이 특징이다”라고 언급했다.
개막작으로는 민병훈 감독의 '기적'이 선정됐다. '기적'은 절망에 빠진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로 민병훈 감독이 오랜 시간 고심해서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처음 ‘서울독립영화제’ 측에서 연락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오랜 고민 끝에 시나리오를 썼던 작품이었다. 영화를 만들고 있던 중에 연락을 받았다. 개막작으로 소개한다는 사실에 두 가지 마음이 공존했다. 누군가의 자리를 내가 뺏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들었고, 또 하나는 내가 묵묵히 작업을 이어나가는 것 자체가, 내 영화가 적은 관객들에게라도 힘과 위로를 심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한한 영광이고 감사하다 영화를 다시 만들 수 있는 힘을 얻게 됐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심사를 맡은 배우 권해효는 “내년에는 ‘서울독립영화제’가 어떤 식으로 변화시킬까 고민하고 있다. 올해는 심사 방식도 달랐다. 배급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올해 한국 영화가 마주한 위기에 대해 고민했다. 그러니 더욱 각별한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라며 당부를 남겼다.
심사위원을 맡은 배우 류현경 또한 "다양한 이야기와 관점을 지닌 작품에 매력을 흥미를 느꼈다. 그런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 속에서 배우들과 온 스태프가 하나로 모여지는 순간이 배우로서도, 관객으로서도 기쁘다. 심사도 그 과정 중 하나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관객들도 같은 기쁨을 느끼셨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다양한 소재들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선보일 창작자들의 축제 ‘2020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11월 26일 개막 예정이다. (KBS미디어 정지은)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