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윤 감독
<오징어게임> 시즌2 열풍이 지나간 자리에 <중증외상센터>가 달려오고 있다. 24일 공개된 넷플릭스 8부작 <중증외상센터>는 웹소설/웹툰으로 인기가 많았던 한산이가의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를 극화한 것이다. 넷플릭스의 풍요로운 제작지원 아래, 현직 의사가 생생하게 그려낸 병원 수술실의 긴박한 상황이 명품 K 메디컬드라마로 재탄생되었다. 배우들의 열연으로 의사, 간호사, 구조대원, 그리고 대학병원 경영진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이도윤 감독을 만나 작품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도윤 감독의 마지막 작품은 지성, 이광수, 주지훈이 주연했던 <좋은 친구들>(2014)이다. 놀랍게도 이 작품이 이도윤 감독의 첫 작품이자 마지막 연출작이기도 하다. 그 이야기부터 물어보았다.
Q. 감독 데뷔작이 <좋은 친구들>이다. 그동안 작품이 없었는데.
▶이도윤 감독: “학교(한양대 연극영화과) 때 만든 단편이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이후 계속 연출팀에서 영화 일을 했다. 조감독까지 세 작품을 한 뒤 <좋은 친구들> 시나리오 썼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피칭 과정을 거쳐 어렵게 완성한 작품이다.”
Q. <좋은 친구들>(2014) 첫 장면은 부산의 금정산이다. 출신이?
▶이도윤 감독: “부산 아니고 서울이다. 세월이 많이 지났다. 그제 그 작품을 다시 한 번 봤다. 어설프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사랑한 작품이다. 주지훈과 통화했고, 새벽에 광수에서 문자 보냈다. 이 작품과는 결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저에겐 최선의 작품이다. 애정하는 작품이다. 물론 감독을 한 작품은 그것 하나뿐이지만.” (지성 배우에겐 연락 안했나?) “하하. 지성 형은 유부남이시니까. 새벽에 문자 보내면 곤란하잖아요.”
Q. 공백 기간에 어떤 일을 했는지.
▶이도윤 감독: “<좋은 친구들>이 관객 수는 얼마 안 들었지만 좋게 봐주신 분이 있어 다음 작품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물론 준비하다 엎어지고. 그게 5편이나 된다. 모두 주지훈 배우와 함께 하려고 했었다. 그러다가 점차 연출자의 꿈은 어느 정도 정리하고 작가로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이 작품을 만난 것이다.” (준비하던 것은?) “시리즈도 있고, 영화도 있다. 영화는 다시 한 번 하고 싶다. 시장 상황을 보고 있다. 지금으로선 연출도 맡을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중증외상센터
Q. 주지훈 배우와는 계속 인연이 이어진 모양이다.
▶이도윤 감독: “친한 형 동생이다. 내가 준비한 모든 작품(시나리오)에 주지훈이 나온다. 제가 부족해서 못 들어갔다. 지금도 준비하고 같이 하려고 하는 것이 있다. <중증외상센터>는 주지훈 배우가 먼저 나를 찾아준 것이다.”
Q. 주 배우와의 첫 만남의 순간은?
▶이도윤 감독: “<좋은 친구들>로 처음 봤다. 그를 처음 만난 날이 기억난다. 발을 바닥에 내려놓고 술 마시는 곳 있잖은가. 그곳에서 처음 봤는데 주지훈 키가 187이다. 그날 주 배우는 발목까지 덮는 무스탕을 입고, 페도라를 쓴 채 나를 내려 보더라. ‘뭐하는 놈이지’ 생각했었다. 나중에 이야기 들어보니 그도 기분 나빴다더라. ‘감독 만나러 왔는데 웬 연출부가 째려보고 앉아있네’라고. 그 자리에서 내가 원했던 작품 속 ‘그 친구’란 걸 느꼈다. 첫 만남 이후 걱정을 안했다. 주 배우는 ‘자기에게 문을 열어주었다.’고 그런다. 그동안 잘 생긴, 꽃미남 배역만 하던 자기를 바닥에 닿게 해준 사람이라고. 저 역시도 그 친구를 통해 작품을 할 수 있었다. 엄청난 행운이었다. 주지훈은 이후 잘 되었다. 인간적으로 어려울 때 많이 도와주고 그랬다. 10년의 세월이면 많은 일들이 있었을 것이다. 술도 많이 먹고. 이젠 만나도 별로 이야기를 안 한다.”
Q. 시나리오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이도윤 감독: “처음 받은 시나리오는 파이널 버전을 아니었다. 원작을 보라고 해서 봤다. 와이프랑 외국에 있다가 급하게 들어온 것이다. 10부작으로 되어있었는데 에피소드를 몇 개 선택해서 8부작으로 다시 작업했다. 웹툰을 먼저 보았고, 웹소설을 나중에 읽었는데 둘의 결이 조금 다르다. 당연한 말이지만 웹툰이 더 만화적이었다. 그래서 당황했었다. ‘이걸 왜 나랑 하자고 했지?’ 연출의 폭을 넓혀 보려고 하던 타이밍이었다. 주지훈과 백강혁의 싱크로가 맞았다고 생각한다. 주 배우가 ‘나는 내가 맡은 것 잘 할 테니, 형은 사람들 관계를 그리는 것을 잘하잖아. 만화 속 인물들을 가져오는 것은 형이 잘할 거야’라고 했다. 주 배우가 사람을 잘 본 것이다.”
중증외상센터
Q. 와이프와 외국에 있었다는 말은?
▶이도윤 감독: “와이프가 토론토영화제 프로그래머이다. 한국계이다. 2014년 토론토영화제에서 <좋은 친구들>이 상영될 때 처음 보았고, 결혼한 것이다. 그때는 영화제 어시스턴트였는데 지금은 프로그래머까지 올라갔다. 첫눈에 반해서 결혼했다.” (우와~) “그때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과 함께 토론토영화제 갔었는데 밤에 영화인 파티장에 갔었다. 춤을 추고 있더라. 김 감독이랑 ‘저 여자분은 누구와 결혼할까’ 했었는데 나랑 결혼한 것이다. 결혼식 때 김 감독이 축사도 해주고 그랬다.” ** 김성훈 감독의 <킹덤>과 <비공식작전>도 주지훈 배우가 주연이다 **
Q. <중증외상센터>의 해외로케 장면도 모로코에서 진행했다. 주지훈 배우는 <비공식작전>을 그곳에서 찍어본 경험이 있다.
▶이도윤 감독: “모로코에서는 촬영 스케줄이 빡빡했다. 저는 현장 준비하고, 주 배우는 오토바이 연습하려 다니고. 같이 밥 먹은 것은 한두 번밖에 안 된 것 같다. 주 배우는 한국에서 반찬을 많이 준비해왔다. 냉장고 몇 개 분량을. 스태프 것까지 다 챙겨왔더라.”
Q. 메디컬 드라마나 영화가 많이 나왔고, 시청자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이도윤 감독: “처음 제의 들어왔을 때 메디컬 드라마라고 되어있었는데 작품 만들다보니 메디컬 비중이 크지 않더라. 작품 만들면서 레퍼런스가 될 만한 작품을 많이 찾아봤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성민 배우가 나온 <골든타임>이다. 그 캐릭터가 너무나 기억에 남더라. 저런 의사라면 의사에겐 무서울지라도 환자들은 전적으로 믿을 것이다. 리얼리티가 발을 땅에 딛고 있는 게 아니라 아예 땅 밑으로 들어간 사람 같았다. 물론 <중증외상센터>는 결이 다르다. <미션 임파서블> 이런, 의외의 작품을 많이 참조했다.”
Q. 웹툰의 어디까지 이번 작품에 담은 것인가.
▶이도윤 감독: “8편까지 한 덩어리로 마무리 지어야했다. 원작에 없는 것도 조금 들어간다. 원작과 비교하자면 전체 에피소드의 10퍼센트 정도밖에 가져오지 않았다. 원작 자체가 워낙 확장성이 있으니. 1부에서 4부까지는 인물소개로 편당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5부부터는 하나로 뭉친 인물들의 서사로 펼쳐진다. 중증외상센터가 어떻게 되는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여준다.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원작자 ‘한산이가’ 작가가 정말 성실하게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저도 다 못 따라갈 만큼 새로운 이야기를 내놓고 있고, 계속 보고 있다. 워낙 좋은 에피소드가 많으니 기회가 있다면 더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요즘 콘텐츠 제작자 입장에서는 웬만한 이야기는 후속 시즌에 대해 조금은 염두에 두고 있을 것 같다. <오징어게임>처럼 시즌1에서 다 죽여 버리면 시즌2 만들 때 고생하니. 감독으로서 후속 시즌을 맡든 아니든, 그런 걸 염두에 뒀는지.
▶이도윤 감독: “작품 안에서 ‘여기서 끝내야 돼!”하는 생각으로 만들진 않았다. 나중에 되면 카미오로 나오는 친구도 좀 있고. 저 친구들이 나중에 얼마나 성장할지 감안을 하고 캐스팅했다. 그런 걸 염두에 뒀다. 시즌2,3이 만들어진다면 후속 연출자에게 폐가 안 되도록 했다. 누굴 죽이거나, 불태워 버리면 안 되니까. 연결되도록 찍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떡밥을 두고 그리진 않았다. <오징어게임>은 큰 서사를 가지고 이야기가 흘러가는 드라마이고, 우리는 스토리가 이어지더라도 에피소드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 크게 바뀌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될 것 같다. 이 작품이 잘 되어, 다음 감독이 작품 할 때 욕을 안 먹을 정도로 남겨두었다.“
Q. 드라마 편집과정을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이도윤 감독: “현장편집개념이다. 하루치 분량을 같이 시사하고 진행한다. 그날 촬영이 끝나면 촬영 소스는 편집실에 넘긴다. 1주일 정도의 편집본을 다 같이 본다. 처음엔 편당 60분 분량 정도이다. 그 정도면 부담스럽다. 연출자로 생각한 호흡감과 다르니 붙이고, 줄이고 해서 만든 게 지금의 최종 버전이라 비슷하다. 그렇게 해놓은 다음엔 디테일 싸움이다. 다들 만족감을 느꼈고, 그런 식으로 진행된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넷플릭스 본사 측에서는 K콘텐츠의 미래 확장성에 대한 조언 같은 것은 안 해주던가?) “글쎄. 나도 궁금하다. 그런데 내부적으로는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감독으로서 확장 가능한 지점은 남겨놓았다. 사실 원작에도 외전이 많다. 웹소설과 웹툰을 보면 전쟁터에서 백강혁 없이 벌어지는 일도 있고. 정말로 이 시리즈가 잘 된다면 그런 확장도 가능할 것이다. 캐스팅 진행할 때와는 달리 추영우 배우가 핫 해졌으니, 양재원의 다른 이야기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Q. (웃자고 하는 질문) 양재원은 항문전문의인데 전공을 살리는 장면은 없는가?
▶이도윤 감독: “하. 원작에도 없다. 그런데 고려해볼만 하다. 응급환자가 실려 오는데 ‘이 환자, 치질입니다’하면. ‘어, 그래? 그럼 내가~’하면서 치료하는 장면이 나오면 재밌을 것 같다. 그리고 후반부에 한 장면이 나오긴 한다. 전신사고로 온 환자가 대장파열이 진행되었다. 양재원이 안하고, 한유림 과장이 집도하는 장면이 있다. 그래도 백강혁이 잘한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물론 항문을 보여준다거나, 내시경 장면은 없다.”
중증외상센터
Q. 한국대 병원은 어느 병원을 기본으로 한 것인가.
▶이도윤 감독: “<중증외상센터>의 배경이나 시간데 대해서는 그것이 정확히 어디이고, 언제인지가 특정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인물도 잘 없을 것 같은 그런 인물을 생각했다. 너무 현실과 발을 붙이면 기시감을 느낄 것 같아서. 이대 서울병원의 외관과 내부 세트장을 합친 것이다. 외관을 찍은 것 위에 그린 것이다. 주변도 마찬가지이다. 이곳이 드론 촬영이 안 되는 곳이라서. 이미지를 따서 글자 그대로 가상의 공간에 갖다 붙인 것이다. 병원은 한 군데지만 로케이션은 예닐곱 군데에서 했다.”
Q. 드라마 <하얀 거탑> 때 수술실 세트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제는 그 규모가 더 커졌다. 게다가 넷플릭스 자본이니. <좋은 친구들>때와 비교하면 어땠는지.
▶이도윤 감독: “<좋은 친구들>때는 세트가 아예 없었다. 어머니가 떨어지는 장면은 카메라가 들어갈 수 가 없어서 폐 공장 한쪽에 계단을 만들어서 그 장면을 찍었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병원 전체, 수술실 전체, 해외 분량 수술실, 세트들이 엄청났다. 비행기 내부도, 앰블란스 내부도 세틀에서 찍었다. 너무 재밌고, 너무 편했다. 자본이 들어가니 다 되더라. 실제 세트가 굉장했다. 자문하러 오는 의사선생님이 세트장 처음 보고는 다들 깜짝 놀라더라. 거즈의 상표부터, 자주 쓰는 장비들을 다 고증 받았다. 의사선생님이 만져보면서 ‘나, 이거 써보고 싶었는데’하며 즐거워하더라. 넷플릭스니까 가능한 일일 것이다.”
“마지막 세트를 부수던 날에도 갔었는데 묘하더라. 두 시간 만에 벽을 다 무너뜨리고.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즌이 이어지면 또 지어야하는데. 그런 세트를 경험해보고, CG도 워낙 많이 해보고, 해외촬영도 하고, 카메라는 기본 서너 대가 동원되었다. 드론에 온갖 촬영장비를 다 써보니 내가 그릇이 작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걸 다 해보니 다음에 다른 콘텐츠 만들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Q. 넷플릭스와의 작업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
▶이도윤 감독: “자본의 힘이죠. 이게 전체 8편이나 되다보니. 연출자로서 영화를 찍을 때는 세트장과 로케이션을 어느 정도 정해놓고 촬영에 들어간다. 이건 TV드라마와 영화의 중간쯤에 해당한다. 헌팅지가 60% 정도 준비되었을 때 들어갈 수밖에 없더라. 촬영을 하면서, 헌팅 가고, 촬영하고, 시나리오 수정 동시에 진행했다. 그런 아쉬운 지점이 있었다. 조금만 더했으면, 더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퀄리티가 더 있을까. 지금 같은 시스템이 맞는 것 같다. 다행히 이번 작품은 세트장 촬영 분량이 50%가 넘었으니.”
Q. 헬기 장면은.
▶이도윤 감독: “소방방재청에서 퇴역한 헬기를 구해서 로터 부문과 꼬리 부분 잘라내고 촬영했다. 너무 커서 몸통만 싣고 촬영을 했다. 배우들이 타고 크레인으로 올리고, CG랑 연결했다. 강풍기도 틀어놓고. 이런 장면은 문만 만들어 할 수 있는데 최대한 진짜 헬기처럼 보기고 싶었다. 후반부에는 실제 헬기도 등장한다. 이번 작품에서 세 종류의 헬기를 찍었는데 하나는 편집에서 뺐다. 과거회상씬에서 사용된 것인데.” (아니, 비싸게 찍었을 텐데 왜?) “편집할 때 보면 보인다. 현장에서는 맞는다고 공들였지만 나중에 보면 과한 것도 있고, 시간 잡아먹는 것도 있다. 그럴 때는 과감해지는 것이 좋은 편집자의 조건인 것 같다. 확실히 없는 게 낫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편집해야한다.”
Q. 메디컬 드라마라 하면 <하얀 거탑>의 의사들처럼 파벌싸움, 정치싸움하든가 아니면 <종합병원>처럼 연애 이야기가 빠질 수 없을 것이다. 해외에 알려지는 한국드라마의 최고 장점 중 하나가 그런 로맨스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어떤 스타일의 메디컬드라마로 남았으면 하는가.
▶이도윤 감독: “<좋은 친구들>도 그렇고, 이것도 그렇고, 지금 준비하는 것도 레퍼런스가 없는 작품이다.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이 작품의 메인 장르가 메디컬드라마로 묶기에도 애매할 만큼 액션활극에 휴먼드라마, 코믹한 요소가 다 있다. 예로 든 두 부류로 보자면 두 쪽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정치싸움같이 보이는 것이 메인 갈등은 아니다. 백강혁이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일 뿐이다. 의사들이 의사로 일을 하다가 멜로 라인으로 흘러가려면 시간이 있어야한다. 퇴근 후 연애를 해야 하는데 이 사람들에겐 그럴 시간이 없다. 사랑이 싹틀 여유가 없을 것 같다. 기존 한국식 드라마와 완전히 다르다. 해외에 통하는 한국드라마의 강점을 잘 알고 있지만, 멜로 대신 다른 것으로 꽉꽉 채워 넣었다. 멜로 말고도 스토리가 많다. 전반부에서는 그런 이야기가 빌드 업 되는 과정이다.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이 있었다.”
이도윤 감독
Q. 배우들 연기에 대해 말해보자. 주지훈 배우의 과장된, 허세 쩌는 연기가 빛을 발한다. 게다가 이번에 의사 역할이어서 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도윤 감독: “주지훈 배우는 백강혁 캐릭터와 가깝다. 기본적으로 똑똑한 친구이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배우들은 영리하다. 폭도 넓다. 그런 게 장단점이 될 수 있다. 주 배우는 자기 것으로 잘 만든다. 이 작품을 시작할 때 그것을 완벽하게 알고 있었다. 처음 만난 날부터 ‘이건 메디컬이 아냐, 히어로 물이야.’라며 자기는 자기대로 갈 테니 인물들과 함께 톤앤매너 붙여달라고 하더라. 감동 하나에 치우치면 아쉬워질 수 있다고 둘이 많이 이야기했다. 이 영화의 톤이 독특하다. 처음엔 반대가 심했지만 그때마다 주 배우가 많이 도와줬다.”
Q. 요즘 <옥씨부인전>으로 뜨는 추영우가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도윤 감독: “캐스팅 진행할 때만 해도 추영우 배우는 원톱 주연을 한 적이 없었다. 작품수도 얼마 안 되었고. 실제 젊었고, 겸손했다. 그러면서도 야망이 있더라. 오디션 거의 마지막에 봤는데 들어올 때 바로 느낌이 오더라. 타고난 게 있었다. 세상만사 운이 좋았다. ”너 덕에 고맙다‘고 그런다. 일부러 신인을 쓰려고 했었다. 햇병아리 의사가 자라서 성장하는 것이다. 그 목적을 이룬 것 같아서 베스트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Q. 하영 배우가 ‘조폭’ 간호사 천장미를 연기했다.
▶이도윤 감독: “천장미 간호사를 뽑는 오디션을 제일 많이 봤었다. 하영 배우가 직업적 간호사를 해석해 왔었다. 웹툰 보면 긴박한 응급실에서의 반응이 많은데 하영 배우의 집안이 의료인이 있고, 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서 실제 모습을 잘 알더라. 원하는 것 이상으로 연기를 잘 해주었다. 성격도 털털하고. 작품이랑 싱크로율이 높았다.”
Q. 원작과 달라진 점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남자에서 여자로 바뀐다.
▶이도윤 감독: “그건 내 욕심 때문이다. 너무나 존경하는 (김)선영 선배와 작업 해보고 싶어서 캐스팅 제안을 한 것이다. 정경호 배우도 그런 케이스이다. 극중 한유림 과장보다 나이 대를 바꿨다. 늦둥이 딸이 있어 젊은 아빠의 애절함이 드러난다. 원작 시나리오에는 병원장이 여자인데 우리 작품에서는 김의성 선배가 연기한다. 그런 베테랑이 맡아야 이야기의 완충지대가 있을 것이다. 작품 들어가기 전에 원작자가 그런 전권을 주었기에 가능했다.” (‘블랙워터스’가 ‘블랙윙즈’로 바뀐 것은?) “실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바꾼 것이다. ‘국경없는 의사회’도 바꿨다.”
중증외상센터
Q. 웹툰에는 옥상에 헬기가 내리는데 드라마에선 병원 앞 마당에 착륙한다. 촬영상 이유가 있었는가?
▶이도윤 감독: “조금 더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처음엔 주차장에 착륙하는 것도 생각했었다. 차를 빼야하니 전화를 돌려야하고 그런 어려운 상황과 필요성을 보여주려고 했다. 후반부에 다른 이야기가 나오니 기대해 주시라.”
Q. 그럼 하나 더. 웹툰에서는 중국 자기인데 드라마에선 고려청자로 바뀐다.
▶이도윤 감독: “진위가 안 밝혀진다. 들었을 때 제일 웃기는, 이상한 반응을 기대했다. 코믹적인 요소이다.”
주지훈이 모터사이클을 타고, 추영우가 헬기를 타고, 하영이 능숙하게 수술실을 지배하고, 윤경호가 고려청자로 차를 마시고, 김의성이 예산줄타기를 하는 이도윤 감독의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지난 24일 공개되어 순항 중이다.
[사진=넷플릭스]